의학·과학 과학

"의사과학자 양성위해선 연구환경 만들어줘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1 16:30

수정 2023.07.11 16:30

과학기자협회 11일 '2023 과학기자대회' 개최
전문가 6명 참가해 의사과학자 육성방안 토론
신찬수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이 11일 한국과학기자협회의 '2023 과학기자대회'에 참여해 의사과학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과학기자협회 제공
신찬수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이 11일 한국과학기자협회의 '2023 과학기자대회'에 참여해 의사과학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과학기자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의사과학자 양성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의견이 나왔다. 특히 의사과학자를 보다 많이 양성하기 위해서는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의사과학자의 길을 선택하도록 롤모델이 필요하다.

한국과학기자협회는 11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2023 과학기자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의학과 과학계 전문가들이 의사과학자를 어떻게 육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6인 6색의 다양한 시각에서 토론을 벌였다.


신찬수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과 의대 출신의 의사과학자인 김한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종양내과 교수, 이공계 출신의 의사과학자인 이근화 한양대학교 미생물학교실 교수, 의사 출신으로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공중보건정책을 담당해 온 정통령 질병관리청 위기대응총괄과장 등이 참여했다.

2023년 바이오헬스 시장은 1경6522조원에 달하며, 향후 2026년에는 1경972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오헬스 시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시장을 합한 것보다 크다. 또한 노벨의학상 수상자의 37%, 글로벌 상위 10대 제약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의 70%에 달한다.

정부는 이 바이오헬스 사장을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정책을 기획하고 있다. 실제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포항공과대학 등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의과학전문대학원을 설립을 검토중이다.

신찬수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전주기적으로 촘촘히 지원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지원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1956년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시작해 의학대학원생 4만5000명 중 1700명이 의사과학자의 길을 간다. 캐나다와 영국도 1980년대에 도입했다. 영국은 연간 30명, 향후 100명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반면 한국은 3800명중 30여명 뿐이다.

신찬수 이사장은 "미국은 전주기적으로 촘촘히 지원한다"며 "미 국립보건원의 연간 예산은 450억달러, 국립과학재단이 88억달러에 달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연구개발 예산은 30조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더군다나 그동안 우리나라의 지원은 분절화, 일몰적었다는 것.

신 이사장은 연구중심의대 선정, 과기특성화대학과의 컨소시엄 구성, 육성 정책보다 유지 정책 등을 제안했다.

정부가 기존 의과대학 40개중 선정해 집중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존 의과대학들도 의학과에 있는 전공대신 의과학과를 만들어 첨단의학을 연구하는 환경을 만드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이사장은 또 하버드대학과 MIT의 융합을 언급하면서 과기특성화대학과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와 울산대병원이 손잡고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겠다는 것을 좋은 예"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독립적 의사과학자로 성장한다해도 중간에 그만두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엄청난 당근 이 필요하고 육성책보다는 유지정책이 더 현실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한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종양내과 교수가 11일 한국과학기자협회의 '2023 과학기자대회'에 참여해 의사과학자의 현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과학기자협회 제공
김한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종양내과 교수가 11일 한국과학기자협회의 '2023 과학기자대회'에 참여해 의사과학자의 현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과학기자협회 제공
실제 의사과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한상 연세대 교수는 "의사과학자를 칭하는 20%진료와 80%연구 비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한상 교수는 현재 연간 1만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즉 플러스 알파의 개념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진료하면서, 연구실 운영을 하고 신약 임상시험을 병행을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의사과학자로 10~15년 이상 꾸준히 연구해야 빛을 볼 수 있다"며 "의사과학자 숫자를 늘리는데 집중하는 것보다 끝까지 연구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거양득, 일타쌍피의 인재로 볼 것이 아니라 도적적인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통령 질병관리청 위기대응총괄과장은 "현재 의과학전문대학원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지금까지 나왔던 성과가 충분치 못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서는 최종적인 목표와 실현 가치가 무엇인지 비전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통령 과장은 "의사과학자 양성과정에서 이탈이 많은 것과 관련해 금전적 보상을 무시할 수 없지만 절대적이지 않다"며 "근무여건이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조성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금전적인 문제를 회피해서 안된다"면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보수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임금차이를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생물학을 전공했던 이근화 한양대 교수는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국내 의사과학자들이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지 못했다"며 "이런 의료현장에서 느끼는 미충족 수요들이 작용해 의과학전문대 얘기가 나온 듯하다"고 말했다.

현재 자아실현이 충족되지 않아 기초의학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금도 의사과학자 양성프로그램은 있다. 본과 4학년 제외하고 실험실에 남기를 원하면 연구할 수 있다.

이근화 교수는 제롬 킴 사무총장을 예로 들면서 의사과학자들이 자아실현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양대에서도 의사과학자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보면 연구하는 의사가 되고 싶어고 한다는 것이다.
미 육군 대령 출신인 제롬 킴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은 임상의 이면서도 에이즈 백신을 연구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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