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수출 200억달러 눈앞 (上)
美中갈등·우크라戰 등 호재 타고 저평가됐던 기술력 알리는 기회로
KAI의 FA-50 수출협상 줄잇고 고등훈련기 T-50 美진출 노려
현대로템 K2전차도 추가 수주.. 한화에어로·LIG넥스원은 동유럽·호주·중동 등 영토확장
美中갈등·우크라戰 등 호재 타고 저평가됐던 기술력 알리는 기회로
KAI의 FA-50 수출협상 줄잇고 고등훈련기 T-50 美진출 노려
현대로템 K2전차도 추가 수주.. 한화에어로·LIG넥스원은 동유럽·호주·중동 등 영토확장
대한민국 방산(K방산)이 올해 200억달러 수출 시대를 연다. 지난해 폴란드발 대규모 수주로 K방산 수출액은 170억달러(약 22조원)를 넘어서는 신기록을 썼다. 지난 2002년(1억4000만달러)과 비교하면 20년 만에 120배가 늘어난 기적 같은 성장세다. 육·해·공 K방산업체들은 올해 폴란드를 비롯해 동유럽, 북미, 호주, 중동, 아세안 시장에서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K방산의 현재와 함께 이를 지탱하는 힘(성장동력),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K방산의 저력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K방산은 해외시장 진출 50년을 맞는 올해 200억달러의 수출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2021년(72억5000만달러)과 비교하면 2년 새 두 배 이상의 폭발적 성장이다. 미·중 갈등 격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수출 특수가 단기 호재를 넘어 그간 저평가된 K방산의 생산·기술·품질 역량을 세계에 제대로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KAI 'FA-50' 현대로템 'K2전차' 추가 수주 기대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업체들은 폴란드와 2차 수출계약을 비롯해 루마니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호주,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 발주하는 신규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K방산업체들의 수주잔액은 현재 100조원에 육박한다.
업체별 상반기 실적을 구체적으로 보면 KAI가 올해 첫 수주 물꼬를 텄다. KAI는 지난 2월 말레이시아와 FA-50 전투기 18대 수출계약을 맺었다. 9억2000만달러 규모다. 지난해 국산 전투기 최대 수출로 기록된 폴란드 FA-50 수출에 이은 쾌거다. KAI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뒤 맺은 단일계약 중 최대 규모"라고 했다. 초도 납품은 2026년이다. 말레이시아 국방부는 FA-50 18대를 추가 도입(2차 계약)할 계획이어서 수주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AI는 이집트와도 FA-50 36대의 수출협상을 진행 중이다.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미국시장 진출도 노린다. 미국 해군의 고등·전술 입문기 및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에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연합,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물량은 총 500여대로 추산된다. 수출이 성사되면 산업 파급효과가 100조원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전차 820대 공급계약(500여대는 폴란드 현지 생산)을 추진 중이다. 수주 예상액은 15조원 이상이다. 앞서 현대로템은 연내 폴란드에 인도할 K2전차 18대를 상반기에 모두 조기 출고(현재까지 총 28대)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에 3개월씩 납기를 단축해 현지에 인도한 것"이라며 "내년 56대, 2025년 96대를 납품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발판으로 루마니아, 체코,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의 동유럽·중동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현대로템은 상반기에 1조3000억원을 수주해 수주잔액 6조원을 넘었다.
한화에어로는 루마니아·호주, LIG넥스원은 중동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폴란드와 K9 자주포, 다연장로켓(MLRS) 천무 등 2차 수출계약을 협상 중이다. 앞서 지난해 폴란드와 8조2000억원 상당의 K9 자주포 672문, 155㎜ 탄약류, 다연장로켓(MLRS) 천무 288문 및 천무발사대, 유도탄, 장사거리탄 등 무기 수출계약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인접국인 루마니아를 비롯해 유럽·중동시장에서도 수조원의 추가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루마니아 국영 방산업체 롬암과 협력, 국방력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하반기에 유럽·중동 지사를 개소해 현지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폴란드에 K9 자주포 수출로 구축한 신뢰와 세계적 수준의 방산기술로 유럽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리고 있는 장갑차 '레드백'의 호주 수출은 연말께 입찰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규모는 5조원 이상이다.
LIG넥스원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경찰헬기 수리부속 사업 등 상반기에 8000억원 이상의 계약을 했다. 미공시 계약을 포함하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1·4분기 기준 수주잔액은 12조8000억원이다. LIG넥스원은 한화시스템 등과 공동으로 지난해 UAE에 4조원 규모의 중거리지대공요격체계 '천궁-II(M-SAM II)' 수출계약을 체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토대로 중동시장에서 추가 수주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UAE 수출을 잇는 추가 수주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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