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늘면서 3개월째 증가세
기준금리가 3.50%인 '고금리'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이 106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를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한달새 7조원 늘어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긴축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및 차주 부담 완화를 위해 대출 규제를 풀고 정책금융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전달대비 5조9000억원 늘어난 106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고금리에 줄던 가계대출이 올해 4월부터 늘기 시작해 6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한 영향이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줄었다가 12월에 증가 전환한 후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4월 2조3000억원 증가한 후 5월 4조2000억원, 6월에는 5조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를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6월 한달새 7조원 늘었다. 지난 4월(2조8000억원), 5월(4조2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해 대폭 확대된 것으로, 2020년 2월(7조8000억원) 이후 3년 4개월래 가장 큰 폭 상승이다.
한국은행은 △주택구입 관련 자금수요 확대 △입주물량 증가 △전세자금대출 증가 전환 등의 영향이라고 봤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은 지난 5월까지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6월에는 1000억원 증가 전환했다. 윤옥자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부진했던 주택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 게 영향을 줬다"라며 "최근 주택거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게 2~3달의 시차를 주고 주담대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이 39조8000억원 늘어 6월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210조66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에는 기업대출이 5조5000억원 늘어 6월 증가액 기준 역대 두번째로 가장 큰 폭 증가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아직 낮은 수준이나,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등으로 '가려진 부실'이 수면 위로 나타날 경우 신용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은 2조4000억원 늘었고 중소기업은 3조10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은 "대기업 대출은 전월(3조4000억원)대비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기업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예년에 비해 큰 폭 증가했다"면서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의 완화적 대출태도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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