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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경제대국 10위 '일장춘몽' 안 되게 개혁 고삐 좨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2 18:20

수정 2023.07.12 18:20

GDP순위 10위서 13위 추락
경제 체질 바꿔야 회복 가능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시장환율 적용)는 1조6천733억달러로, 전 세계 13위 수준으로 추정됐다./그래픽=연합뉴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시장환율 적용)는 1조6천733억달러로, 전 세계 13위 수준으로 추정됐다./그래픽=연합뉴스
우리나라가 다시 세계 10대 경제대국에서 밀려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조6733억달러로 세계 13위를 기록했다. 러시아, 호주, 브라질이 우리나라를 앞질러 3년 연속 '톱10' 유지에 실패했다.

톱10 지위를 잃었으나 안위할 만한 대목도 일부 있다. 러시아 등 3국은 원자재 수출국이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등 수혜국이라는 점에서 환경적 요인으로 간주할 수 있다.


달러 강세 탓에 달러화로 전환한 명목 GDP가 감소한 탓도 작용했다. 그러나 원자재도, 환율도 부정할 수 없는 경쟁력 요소다. 외부요인을 탓할 때가 아니란 말이다.

올해와 내년도 상황이 바뀔 것 같지 않다. 강달러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명목 GDP 산정에서 불리하다. 원자재 가격은 최근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 변수에 대해 안심해선 안 된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에 대한 비관적 견해가 많아 당분간 앞날이 밝지 않다. 우리나라 실질 경제성장률은 올해 1%대 중반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성장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한 반면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는 올려 잡고 있다. 이런 전반적 대내외 변수를 따져보면 우리나라가 올해 '톱10'에 재진입할 가능성은 낮다.

시장경쟁력은 어제오늘 수준으로 따질 것이 못된다. 오히려 길게 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 경제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우리나라 잠재 경제성장률마저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서다. 이러다간 세계 5위 경제대국은커녕 경제 10위권 재진입이 가능키나 한 건지 모를 지경이다. 실제로 경제성장률을 가늠할 수 있는 국가경쟁력도 하락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는 2021년 23위에서 2022년 27위, 2023년 28위를 기록했다. 2년 연속 하락세다.

당장 단기처방책을 내놓는다고 경제규모 순위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순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제체질을 바꿔 탄탄한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경제체질을 바꾸기 위해 지적돼온 분야들은 한둘이 아니다. IMD는 정부효율성 부문에 박한 점수를 줬다. 기업효율성은 순위가 일정하다. 이는 기업의 경쟁력도 정체에 빠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생산성과 금융 분야에서 점수가 낮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국가경쟁력 가운데 취약한 분야로 지적했다.

노동개혁을 포함한 3대 개혁은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수적이다. 개혁이 없이는 국가의 미래도 없지만 강한 저항으로 개혁은 지지부진하다.
정부효율성도 개선되기는커녕 부정부패 사례를 보면 오히려 뒷걸음질을 하는 듯하다. 경제 10위 대국이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
국민과 정부, 기업이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해야 10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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