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간호사·조무사 등 4만5000명 참여
복지부, 위기경보 '주의' 발령
필요시 '업무개시명령'도 검토
간호사·조무사 등 4만5000명 참여
복지부, 위기경보 '주의' 발령
필요시 '업무개시명령'도 검토
이번 총파업 참여인원은 4만5000명가량으로 추정되고, 노조원 대부분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이기 때문에 장기화될 경우 의료공백에 따른 혼란이 예상된다.
■보건의료노조 vs 정부 입장 팽팽…장기화 가능성
정부는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과 요구사항이 정당하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원만한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 1인당 환자 5명 관리를 통한 환자 안전 보장 △직종별 적정 인력기준 마련 및 업무범위 명확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불법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보건의료노조가 주장하는 사안들은 이미 정부가 지원을 약속하고 개선에 나선 부분이고, 재원 마련 등 장기적으로 방안을 마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하라는 노조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필요할 경우 업무개시 명령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방송에 출연, "정부가 노조의 요구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고 개선을 시작한 상태"라고 설명하면서 "노조가 정부의 정책에 대해 당장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라면서 정부의 대응에 따라 파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국민을 겁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노조가 발표하고 발언하는 내용을 보면 파업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다"며 "이 부분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법적인 검토를 면밀히 거쳐서 필요하다면 업무복귀 명령까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간호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력의 근무환경 개선과 함께 지역완결형 필수의료체계 구축을 핵심 보건의료정책 목표로 삼아 여러 정책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간호사의 근무환경 개선과 장기근속 방안을 담은 '간호인력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 후속조치로 '진료지원인력 개선협의체'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발전협의체'를 운영, 현장의 목소리와 여러 직역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의료현장 차질, 사태 장기화되면 혼란 가중될 것
문제는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으로 의료현장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의료노조는 파업에 나서면서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필수의료인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일부 병원에서는 의료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보건의료 인력 절반 이상이 파업에 참여하는 국립암센터는 13~14일 예정돼 있던 암환자 수술 100여건을 지난 11일 취소했다. 센터는 하루 45건 정도 암수술을 해왔다. 외래진료 건수도 2000건 이상 취소했고, 중환자를 제외한 입원환자는 퇴원시키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과 부산대어린이병원은 전날까지 모든 입원환자를 전원 또는 퇴원 조치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홈페이지에 보건의료노조 파업을 알리며 이 기간 내 빠른 예약 업무가 부득이하게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상경 파업에 이어 14일에는 복지부가 있는 세종과 서울·부산·광주에서 파업을 이어간다. 노조의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15일 이후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한편 이날 복지부는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에 따른 진료공백 우려에 자체위기평가회의를 개최하고,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 복지부는 위기경보 격상에 따라 '의료기관 파업 상황점검반'을 '중앙비상진료대책본부'로 전환하고, 시도 및 시·군·구별로 비상진료대책본부를 구성, 진료차질에 대응할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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