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22회를 맞이한 국내 최대 규모의 라이선싱 비즈니스 행사인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3(이하 캐릭터 페어)’가 13일 개막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현래 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삼성동 코엑스A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한국 캐릭터산업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캐릭터 IP의 잠재력과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체감하게 될 것”이라며 16일까지 나흘간 이어질 행사의 시작을 열었다.
엔데믹 이후 처음 열리는 올해 행사는 개최 두 달 전부터 국내외 콘텐츠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변미영 만화스토리캐릭터팀장은 “K-콘텐츠의 글로벌 성공에 힘입어 캐릭터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행사 개최 이래 처음으로 부스 판매가 두 달 전에 조기 마감되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며 열기를 설명했다.
올해 홍보대사는 걸그룹 에이핑크, 576개 부스에 관람객 북적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는 매년 10만 명 이상의 참관객이 방문해왔다. 기업 전시 홍보관, 비즈니스 미팅, 수출상담회와 같은 비즈니스 프로그램부터 캐릭터 퍼레이드, 어린이 뮤지컬 등 참관객 대상 프로그램까지 두루 아우른다.
올해는 벌써 스무 살이 된 ‘뽀롱뽀롱 뽀로로’의 아이코닉스와 유튜브 조회수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아기상어’의 더 핑크퐁 컴퍼니 등 국내 104개사, 해외 7개사의 기획관을 포함하여 총 576부스가 기업·산업관계자를 비롯해 가족 단위 참관객을 맞이했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행사가 열리는 삼성동 코엑스A홀에는 이른 시간부터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홍보대사 걸그룹 에이핑크는 이날 오전 인기 애니메이션 ‘터닝메카드’와 ‘헬로카봇’을 보유한 초이락컨텐츠컴퍼니의 부스를 찾았고 ‘뽀통령’ 추종자인 아이들은 아이코닉스 부스에서 노래에 맞춰 율동하며 즐거워했다.
이벤트홀에서는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업 HTC의 바이브 프로2를 착용하고 허공에다가 그림을 그리는 VR 퍼포먼스 아티스트 염동균 작가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국내 캐릭터 시장 성장세...캐릭터에 빠진 성인, 캐릭터IP 활용 기업 늘어
신인 발굴 루키프로젝트 부스에는 콘텐츠산업을 이끌어갈 50인 신진 작가들의 캐릭터가 전시됐다. 루키프로젝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엔씨소프트가 함께 라이선싱 산업의 근간이 되는 창작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 작품은 행사 기간 현장 투표와 심사 등을 거쳐 인기 캐릭터를 선정한다.
이렇게 개발된 루키 캐릭터는 콘진원이 중소콘텐츠기업의 캐릭터 IP 유통과 판매 홍보를 위해 만든 크림 스토어를 통해 소비자와 만난다.
변미영 만화스토리캐릭터팀장은 “지난해 루키 프로젝트로 참여해 상품화가 됐거나 콘진원 지원사업을 통해 상품이 출시된 신진 캐릭터를 크림스토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지난 2005년 2조700억원에서 2018년 12조2070억원으로 6배가량 성장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2021년 캐릭터상품 제조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85.2%나 감소했지만 캐릭터 개발·라이선스업은 오히려 35.5% 증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캐릭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소비자의 64.2%가 상품 구매시 캐릭터의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10명중 5.4명이 상품의 품질에 차이가 없으면 캐릭터 부착 상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자녀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40대가 특히 캐릭터 부착 상품을 선호했다.
캐릭터 라이선싱 시장이 커지면서 우리에게 친숙한 캐릭터도 변화를 꾀했다. 일례로 1989년 롯데월드 마스코트로 개발된 로티로니 캐릭터는 여전히 어린이들의 좋은 친구지만, 동시에 MZ 세대를 겨냥한 성인 로티도 공존한다.
기업이 자사 홍보를 위해 캐릭터IP를 개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처음 참가한 유플러스관은 자사의 인기 캐릭터 무너와 홀맨크루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 캐릭터 마케팅 담당자는 “2002년 월드컵 시즌 때 인기를 끌었던 홀맨이라는 캐릭터를 지난 2020년 부활시켰다”며 “홀맨 이후 2030대 청춘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기 위해 ‘무너지지 말라’는 노래와 함께 문어 모양의 무너 캐릭터를 선보였는데 지금은 홀맨보다 더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웹툰특별관과 일본 공동관 "올해 첫 선"
웹툰은 대표적인 K-콘텐츠로 네이버, 카카오 등 한국 웹툰 플랫폼이 글로벌 웹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스페리컬 인사이트 앤드 컨설팅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웹툰 시장 규모가 47억달러(약 6조2000억원)로, 연평균 40.8%씩 성장해 2030년 601억달러(약 8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웹툰특별관’에는 높이 4m, 폭 7m의 거대한 만화책이 세워져 있었다. 누군가 만화책을 보고 있는 장면을 마치 트릭아트처럼 구현해 놓았는데, 캐릭터가 종이를 찢고 나온 듯 거대한 구멍이 나있다. 그곳에 관람객이 서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만화 속으로 들어간 느낌을 준다는 점이 흥미롭다.
일본공동관이 처음으로 참가한 것도 올해 행사의 주된 변화다. 일본 캐릭터브랜드·라이선스협회△가도카와 △카미오재팬 △NKT3 등 3개 기업, 창작자 9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가도카와는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회사를 거느린 종합 콘텐츠기업이다. 2021년 1월 카카오가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2022년에 기업 역대 최대매출을 기록했다.
변미영 만화스토리캐릭터팀장은 “일본공동관의 참여는, 한국의 캐릭터 시장규모가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IP라이선싱 빌드업 업무 협약이 진행됐다. 롯데마트, 카카오, 에스오일은 향후 중소콘텐츠기업과 함께 협업 IP 콘텐츠를 공동 기획하거나 제작 지원, 비즈니스 컨설팅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한류 관계부처 및 기관과 협력하여 ‘K-콘텐츠×연관산업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를 진행했다.
앞서 캐릭터 도우도우가 적용된 우양의 핫도그가 대만에서 출시됐으며 동남아 최대 빙과류 기업 유니레버 소속 '월스 인도네시아'와 핑크퐁 베이비샤크 캐릭터 아이스크림이 국내 출시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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