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고위급 소통 지속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20여일 만에 다시 만나 군사 소통과 미국의 대중국 기술제재, 해킹, 대만 문제 등에 대한 중지를 모아갔다. 그러나 입장이 명확히 갈리는 분야에선 여전한 차이를 확인했다.
블링컨 장관과 왕 위원은 13일(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지리에서 △미중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 소통 채널 구축 △대만해협 평화·안정의 중요성 △중국 해커그룹들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양국의 군사 등 소통 채널을 열어둘 책임이 있고, 나는 그것이 긴급히 할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인정 유지의 필요성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의 행동과 관련해 미국을 비롯해 동맹들이 공유하는 우려를 직접적으로 제기하고 국제적 도전 과제에 있어 공조 진전을 도모했다고 미 국무부는 전했다.
주요 외신은 “블링컨 장관이 중국 해커그룹이 미국 정부 기관 등의 이메일 계정에 침입했다는 미 정부 발표와 관련해 경고도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날 중국 기반 해커가 미국 정부 기관을 포함한 약 25개 기관의 이메일 계정에 침입해 이들 기관의 이용자 계정을 공격했다고 밝혔으며, 피해 대상에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왕이 위원은 “중국에 대한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 탄압을 중단하고, 불법적이고 무리한 제재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이어 대만 문제에 대한 ‘엄정한 입장’을 밝히고, 미국은 내정 간섭을 하거나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왕 위원은 ‘회색 코뿔소’(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를 결연히 저지하고, ‘블랙 스완’(예상치 못한 사건)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은 입장이 뚜렷하게 갈리지만, 고위급 소통은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당장 존 케리 미 기후변화 특사가 오는 16~19일 중국을 방문하고,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의 방중 일정도 양국이 조율하고 있다.
러몬도 장관 이후엔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러몬도 상무장관에 이어 미중 무역의 실질적 책임자인 타이 대표까지 나서게 되는 셈이 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중국과 이른바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중국 상품에 부과한 3000억달러(약 391조원) 이상의 관세를 아직 철폐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고율 관세는 변동이 없다는 게 중국 측 주장이다. 그러나 미국 측은 2020년 1차 무역합의 당시 약속했던 문제들을 여전히 이행하지 않은 상태라고 맞선다.
다만 옐런 장관은 관세 철폐를 주장하고, 타이 대표는 중국의 약속 이행을 우선한다는 점에서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에 타협 여부는 불투명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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