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12일 北 ICBM 발사에 긴급회의 소집
5년 만에 회의 참석한 北 "ICBM 발사는 한미일 위협에 대한 자기방어" 주장
중국 및 러시아도 北 편들어...합의없이 회의 종료
5년 만에 회의 참석한 北 "ICBM 발사는 한미일 위협에 대한 자기방어" 주장
중국 및 러시아도 北 편들어...합의없이 회의 종료
[파이낸셜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원국들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이달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으나 합의 없이 회의를 마쳤다. 북한은 약 5년 만에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난하며 ICBM 발사를 옹호했으며 중국과 러시아가 나서 북한 편을 들었다.
미 북한 전문매체 NK뉴스 등에 따르면 안보리 회원국들은 이날 미 뉴욕 유엔 본부에서 안보리 공개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전날 미국과 알바니아, 프랑스, 일본, 몰타, 영국이 소집을 요청했다. 한국과 북한은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지만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했다.
북한은 12일 동해 방향으로 신형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북한은 올해 들어 2월 18일 ICBM '화성-15형'을 시작으로 3월 16일에는 ICBM '화성-17형'을 발사했다. 지난 4월 13일에도 화성-18형을 발사했으며 이번 발사까지 합하면 올해 4번째 발사다.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제프리 드로렌티스 미국 차석대사 대리는 북한이 "올해 들어서만 ICBM 4번을 포함해 탄도미사일을 20번이나 발사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핵무기 운반체계를 20번이나 시험했다는 뜻"이라면서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우리 모두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맞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2개 이사국의 반대로 안보리가 한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노 미츠코 일본 차석대사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이번 미사일은 아시아, 유럽, 북미, 아프리카 전체와 심지어 남미 일부도 이번 미사일의 사정권에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결코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황준국 대사는 "지난해 초부터 북한은 9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는 북한이 주 1회 이상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보리가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 계속 침묵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북한의 김성 대사도 참석했다. 북한 대표가 안보리 회의에 직접 참석해 발언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5년 7개월 만이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의 신형 ICBM 실험 비행은 이웃 국가의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며 "자기방어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 한·미 ‘워싱턴 선언’을 언급하며 한국과 미국, 일본이 핵동맹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한국과 미국이 핵자산을 이용해 군사훈련을 한다고 비난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의 주장을 거들었다. 장쥔 중국 대사는 "중국은 한반도에서 특정 국가의 반복적인 전략무기 전개와 군사적 압력 증대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압박으로 북한은 어마어마한 안보와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미국의 한반도 주변 연합훈련이 "전례 없는 규모"라고 비판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러시아는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군사 활동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일의 확장억제 조치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전략 무기를 배치하여 지역 안보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는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등과 대치하면서 따로 안보리 차원의 합의 없이 끝났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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