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미국 연방 당국의 대대적인 압박 속에 대규모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범 기대감, 미국 연방법원의 "암호화폐는 유가증권이 아니다"라는 판결로 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가 폭등하는 가운데 바이낸스는 세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낸스가 최근 수주일 동안 직원 1000여명을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감원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면서 전체 직원의 3분의1 이상을 내보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감원 이전 바이낸스 전세계 직원 규모는 8000명이었다.
전직 직원에 따르면 이번주 들어 감원에 속도가 붙었다. 그는 특히 고객서비스 부문에 감원이 집중돼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의 전세계 직원들이 대상으로 인도에서만 고객서비스 부문 직원 약 40명이 해고됐다.
바이낸스는 현재 감원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암호화폐 시장이 들썩이는 와중에도 바이낸스가 대대적인 감원에 나선 것은 미 규제당국의 지속적인 압박이 회사 경영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수개월간 미 규제당국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규제 고삐를 바싹 죄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바이낸스와 바이낸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자오창펑을 지난달 법원에 제소했다. 미국에서 불법적으로 영업했고, 고객 자금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낸스는 유럽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영업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규제당국이 부정적이다.
그러나 바이낸스를 가장 크게 괴롭히는 것은 이들 규제당국이 아니라 미 법무부다.
바이낸스 경영진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조만간 바이낸스와 자오 CEO를 기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자오가 회사 지분을 내놓거나 2선으로 물러나기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그의 잔류가 바이낸스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내 인력 유출도 감지되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법률 자문이 필수적인 때에 바이낸스 법무 자문위원이 회사를 떠났고, 최고전략책임자(CSO), 감사책임자도 이탈했다.
바이낸스는 법무부 기소 가능성이 고조되자 미국내 오프라인 사무실 폐쇄도 결정했다. 직원들은 재배치하거나 해고했다. 약 150명이 회사를 떠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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