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유일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던 tvN '코미디빅리그'가 토요일에서 밀려나 수요일로 편성을 옮기게 됐다. 지난 4월 기존 일요일 오후 7시40분 방송에서 편성을 옮겨 토요일 오후 10시40분에 자리를 잡았던 '코미디빅리그'. 하지만 편성 편경 약 3개월만에 '코미디빅리그'는 다시 평일인 수요일로 방송 시간대를 옮기면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위기론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미디빅리그'는 지난 2011년부터 방송된 tvN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SBS '웃찾사', KBS 2TV '개그콘서트'의 폐지 이후 유일하게 남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는 줄곧 일요일 밤을 책임져오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져왔다.
하지만 지난 4월 '코미디빅리그'는 '장사천재 백사장'의 방송과 함께 토요일 오후로 편성을 옮겨야 했다. 당시 tvN 측은 "'코미디빅리그'가 밤 시간대로 이동해 코미디의 폭과 다양성을 넓히며 젊은 타깃 시청층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히려 '코미디빅리그'의 시청률 사정은 더 나빠졌다. 3월19일까지만 해도 2%(이하 전국유료가구 기준/닐슨코리아 제공)가 넘는 평균 시청률을 보여왔던 '코미디빅리그'는 편성을 옮긴 4월1일, 1.4%의 시청률로 수치가 급감했다. 이후 '코미디빅리그'는 다시 2%대의 시청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1%대에 머물러야 했다.
이런 가운데 tvN은 '코미디빅리그'의 편성을 다시 한 번 변경했다. 이번에는 주말이 아닌 평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7일 tvN은 이와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수요일 저녁 시간대에 예능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tvN의 이러한 설명과 반대로 '코미디빅리그'는 수요일로 편성을 옮긴 지난 12일 0.9%로 시청률이 급감했다. 직전 방송인 6월17일 방송이 1.2%의 수치를 보였던 것에서 0.3%가 하락한 모습이다.
이처럼 계속되는 편성 옮기기와 시청률 저하로 인해 일각에서는 '웃찾사'의 경우와 같이 '코미디빅리그'가 폐지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웃찾사' 역시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또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편성을 옮기다 결국 폐지가 됐던 것처럼 '코미디빅리그'의 편성 이동이 불안정한 프로그램의 입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이 '코미디빅리그'인데 계속해서 편성을 옮기는 것은 그만큼 탄탄한 시청층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라며 "그간 많은 프로그램들이 편성을 계속 옮긴 끝에 폐지 수순을 밟았던 것을 상기해보면 '코미디빅리그'의 계속되는 편성 이동이 프로그램의 불안감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라고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또다른 방송 관계자는 "KBS가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 제작을 준비 중이기는 하지만 '코미디빅리그'는 그간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온 유일한 프로그램이기에 코미디계에서 가지는 입지가 크다"라며 "'코미디빅리그'의 불안정성이 커지게 되면 더욱 더 방송계에서 공개 코미디가 가지는 힘이 부족해질 것이기에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당장 KBS가 연말 방송을 목표로 새 코미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상황이지만, '코미디빅리그'의 입지 약화가 다시 한 번 방송계의 코미디 약세를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지속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코미디 빅리그'는 지난달 신인 코미디언 발굴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계속해서 프로그램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한 바 있다. 계속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위기론 속에서 '코미디빅리그'의 편성 변경이 그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 속, 과연 '코미디빅리그'가 계속해 유일무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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