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온이 올 여름 사상최고를 기록하는 가운데 이탈리아가 15일(이하 현지시간) 로마, 피렌체를 포함해 16개 도시에 폭염에 따른 '극도의' 건강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현재 유럽은 사상최고 기온으로 말 그대로 구워지고 있다.
이탈리아 시실리 48℃
CNN에 따르면 유럽우주국(ESA)은 이탈리아 시실리와 사르디니아 등 일부 섬의 기온이 48℃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SA는 이들 지역 기온이 유럽 기상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 로마는 44℃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이탈리아 당국은 로마를 포함한 이들 16개 도시에 1급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다른 9개 도시에는 2급 폭염주의보를 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시민들에게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식사는 가볍게 하며, 오전 11시에서 오후 6시까지는 직접 햇볕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스페인·프랑스·독일·폴란드도 폭염으로 고통
ESA는 이탈리아를 덮친 폭염은 유럽 폭염의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프랑스, 독일, 폴란드에도 곧 극심한 폭염이 밀어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관광 수요가 폭발하면서 유럽을 찾는 관광객들이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와중에 폭염이 관광객 유입을 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리스는 15일 이틀 연속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를 폐쇄했다. 관광에 나섰다가 폭염에 탈진한 관광객들이 속출하면서 경찰까지 동원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도로 옆에서 일하던 44세의 한 노동자가 기절한 뒤 사망하기도 했다.
스페인 당국은 이번 폭염이 전통적인 남부 고온지역 뿐만 아니라 기온이 더 낮은 북부까지 달구고 있다고 우려했다.
남부 세비야, 코르도바, 그라나다 등은 40℃까지 치솟았다.
이 지역보다 선선한 북부 나바라 온도도 40℃까지 올랐다.
세계 최대 올리브유 생산국인 스페인을 덮친 폭염은 이미 지난해 사상최고로 치솟은 올리브유 가격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폭염으로 6만1000여명 사망
유럽에서는 폭염으로 지난해에도 6만1000여명이 사망했다.
이번 폭염은 이름도 붙어 있다.
이탈리아 기상학회는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나오는 머리 셋 달린 괴물 '케르베로스(Cerberus)'라는 별명을 붙였다.
유럽을 포함해 전세계가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한겨울을 보내는 남반구 사정도 예전 같지 않다.
호주, 뉴질랜드 등은 예년보다 훨씬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시드니는 올 겨울 들어 겨울에 걸맞지 않은 높은 기온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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