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마을 떠내려간 예천 '망연자실'..사망.실종 18명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6 09:05

수정 2023.07.16 09:05


16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마을이 산사태로 초토화된 참혹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마을이 산사태로 초토화된 참혹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집중호우 인한 산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경북 예천의 인명 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 16일 오전 6시 현재 집계로 경북 예천의 인명 피해는 사망 10명·실종 8명이다. 산사태로 마을이 떠내려가며 피해를 키운 효자면 백석리는 지도상 '산사태 취약지역' 4곳으로 둘러싸인 지형이다.

산사태 취약 지점 4곳이 1.5㎞ 반경의 꼭짓점 4개로 수해가 난 마을을 감싸고 있다. 효자면 백석리는 산사태로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며 예천에서 인명 피해가 가장 크게 발생했다. 대피소를 각기 백석경로당, 예천곤충연구소, 고향경로당으로 정했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인근 감천면 진평리에서도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고 4명이 실종됐다.
은풍면 은산리와 금곡리에서는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두 사고지점 가운데에 낀 송월리 산림은 2014년 10월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됐다.

용문면 사부리에서도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2명이 사망했다. 이곳은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된 지점과 산 하나를 사이에 낀 마을이다.

이번 대형참사는 유례 없는 폭우와 대형 산사태에 즉각 대응이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대피 방송을 계속해도 피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주민에 따르면 밤새도록 예천군의 대피 방송과 안내 문자가 계속됐다고 한다.

그러나 유례없는 재난을 대부분 예상치 못했고, 기록적인 호우 앞에서 많은 피해로 이어졌다.

지역 관계자는 "어르신들을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에 모셔다 놓으면 집이 걱정돼 어느새 또 집에 가 계셔서 경찰관을 대동해 설득해서 다시 모시고 온 경우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경북도가 잠정 집계한 도내 사망자 17명 중 '산사태 매몰'로 인한 직접 사인은 12명이다.

한편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13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 지역에선 이번 폭우로 주민 1471가구 2166명이 일시 대피했다가 428가구 603명은 귀가했다.
하지만 1043가구는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공공시설 피해는 107건으로 도로 사면 유실 39건, 산사태 12건, 제방 유실 30건, 상수도 20건, 하수도 6건이다.
주택 피해(전부 파손)는 29건(예천 17건, 영주 8건, 문경 3건, 봉화 1건)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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