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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모바일 대응 못하고 송출료 탓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6 18:04

수정 2023.07.16 18:04

유료 방송사업자들 강력 반발
정부가 TV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 해소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음에도 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가 과다하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유료방송사업자들은 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 중심의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 못한 것을 송출수수료 탓만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지난 2018년(1조4304억원)보다 33.3% 증가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채널을 배정받는 대가로 매년 지불하는 비용을 말한다. TV홈쇼핑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49.4%로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도 2018년 46.1%에서 지난해 65.7%로 상승해 이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홈쇼핑 업계 측 주장이다.

하지만 엔데믹 전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홈쇼핑만의 문제가 아니다. 쇼핑 트렌드가 모바일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국내외 유통업체들이 전반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실제로 쿠팡이 지난해 매출이 26조5917억원으로 5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한 반면 홈쇼핑은 현상 유지 수준에 그치면서 이용자층이 고령화되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콘텐츠는 1시간 동안 쇼호스트가 나와서 상품 설명을 하는 구성이 10~20년 전과 달라진 게 별로 없다"며 "홈쇼핑이 먼저 다양한 콘텐츠 시도 등 자체 혁신은 물론 라이브와 데이터방송을 구분하는 규제 철폐를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홈쇼핑 원가구조를 보면 비용 대부분이 경쟁력의 핵심인 번호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이고 그 외에는 제작비, 기타 전송망 사용료 등이다. 송출수수료 비용이 증가한 것도 17개 홈쇼핑 업체들이 서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낮은 번호대역, 인기 채널을 차지하고자 선점 경쟁을 벌이면서 생긴 결과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가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이 높다고 주장 하는데 여기서 방송 매출은 대부분 '전화'를 통한 매출만을 의미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홈쇼핑 방송에서는 모바일 주문을 장려하고 있어 모바일, 인터넷 등 기타사업 매출과 방송사업 매출을 합하면 홈쇼핑 송출수수료의 비중은 약 3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3월 송출 수수료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송출수수료 절감에 나서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게 유료방송 업계의 주장이다.
또 다른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들이 채널 번호 경쟁에만 매몰돼 송출수수료를 올려준 측면은 없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홈쇼핑 업체들이 쿠팡과 차별화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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