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행위 돌입 후 첫 국제선 결항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지난달 7일부터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를 개시한 뒤 처음으로 국제선 항공편 결항이 현실화됐다. 아시아나 조종사노조가 오는 24일부터 파업을 예고한 데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도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여름휴가철 항공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전 7시3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호찌민에 도착할 예정이던 OZ731편이 조종사노조 단체행동으로 결항됐다고 전날 승객들에게 공지했다. 이에 따라 이날 낮 12시5분(현지시간) 호찌민을 출발, 인천으로 돌아올 예정이던 OZ732편도 함께 결항됐다.
OZ731편에는 승객 125명, OZ732편에는 171명이 각각 탑승할 예정이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조종사노조 단체행동에 따른 영향으로 기장과 부기장 등 부족한 승무원 섭외가 불가해 결항 조치했다"면서 "결항편 고객에게는 타사 항공편과 아시아나항공 후속편을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항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지난달 7일부터 들어간 준법투쟁의 결과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항공기 지연 등의 준법투쟁을 하다 지난 13일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결렬되자 비행 시 연료를 최대한 사용하고 항공기 결함이 조금이라도 발견되면 비행을 거부하는 등 투쟁의 강도를 높였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노조의 준법투쟁으로 지난 15일까지 국내선 8편이 결항됐고, 국제선 35편과 국내선 19편 등 54편이 지연됐다.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조종사노조는 1년 중 가장 여객이 몰리는 최대 성수기에 맞춰 오는 24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항공업은 필수공익사업장 규정에 따라 노조가 파업을 해도 국제선의 80%, 국내선의 50%, 제주 노선의 70%는 운항이 유지돼야 한다. 지난 15일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일일 국내선은 167편, 국제선은 140편으로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국내선 83편, 국제선은 28편이 결항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다른 항공사의 운항을 허용하고 증편에 나서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파업에 따른 공백을 모두 메우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다수의 휴가철 여객들이 갑작스러운 결항으로 피해를 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1·4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00%를 넘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승객불편 최소화를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노조와 대화창구를 유지하며 원만한 교섭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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