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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하반기 내수·수출 모두 지난해 동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밝지 않은 모습이다. 본격적인 업황 반등이 아닌 지난해 힌남노 태풍 침수 피해로 인한 공급차질 등 기저효과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방산업인 건설 수주와 자동차 생산이 상반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본격적인 수주 물량 생산에 돌입한 조선산업이 철강업계의 하반기 업황을 좌우할 전망이다.
내수·수출 늘지만 태풍 등 기저효과
17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 철강재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4%증가한 2630만t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가을 태풍 힌남노로 철강사들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던 것이 정상화 된 영향이다.
하반기 철강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1310만t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수출 역시 작년 하반기 국내 공급차질로 내수를 우선 공급한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철강업황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건설·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 여부를 꼽는다. 철강은 대부분의 산업에 기초 소재를 공급해 '제조업의 쌀'로 불리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불황이 닥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전방산업별로 살펴보면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와 비교해 건설, 자동차 분야의 철강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조선 분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자동차 전망 부진, 조선 맑음
실제로,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건설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고금리로 인한 건설경기 위축으로 신규주택 등 공사 물량이 감소한데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호황을 누리는 자동차 산업도 하반기 수요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반도체 수급 정상화에 따른 이연 수요 실현으로 생산이 증가했지만 하반기는 경기 둔화와 금리 인상 부담으로 구매 수요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조선 분야 수요 전망은 밝다. 2020년 하반기 이후 급증한 수주 물량의 생산 시기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선박건조량은 611만CGT로 지난해 동기 대비 73.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철강 시황 회복 속도도 변수다. 당초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해 자국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중국의 자국 수요 부진으로 중국산 수입재 국내 유입이 급증하는 등 상반기 대내외 여건은 녹록지 않았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들어 중국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경기 지표도 악화되면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 수요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아직 국내 철강사들이 전반적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중국의 경기 부양 의지와 건설을 중심으로 한 국내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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