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삼성전기가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앞세워 올해 2·4분기부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낸다. 급성장하고 있는 자율주행·전기차 등 미래차에 들어가는 전장용 MLCC를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오는 26일 올해 2·4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삼성전기의 2·4분기 매출은 2조781억원, 영업이익은 1904억원이다. 올해 1·4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2.7%, 35.9%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수요 부진 여파 등에 시름한 삼성전기 실적 반등을 이끌 '효자'는 전장 사업이다.
삼성전기의 주력인 MLCC에서 전장용 매출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업계는 지난해 15% 수준이었던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이 올해 2·4분기 약 20%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3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MLCC는 부품간 전자파 간섭을 막기 위해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를 일정하게 흐를 수 있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탑승자 안전과 직결되는 전장용은 정보기술(IT) 제품과 비교해 제품 수명, 기술 안정성 등 더 높은 수준의 품질이 요구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전장용 MLCC 시장에서 무라타는 44%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TDK(20%), 타이요유덴(18%), 야교(9%) 등 일본 기업들이 1~4위에 이름을 올린 반면 삼성전기는 4%의 점유율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점유율은 13%까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무라타(41%), TDK(16%), 다이요유덴(13%) 등 대부분 일본 기업들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감소하며 한·일간 격차는 점차 좁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3000~5000개 안팎의 MLCC가 탑재되는데, 전기차에는 1~2만개까지 들어간다. 가격도 모바일용보다 10배 가량 비싸 부가가치가 높다. 업계는 전 세계 전장용 MLCC 시장 규모가 2021년 36억 3100만달러에서 2040년 122억 7300만달러로, 연 평균 6.6%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전기차에 탑재되는 세계 최고용량의 MLCC를 출시하는 등 전장 라인업을 확대해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부품 공급사 변경에 소극적인 내연기관 고객사 대신 첨단기술이 대거 적용되는 자율주행·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에서 신규 고객사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