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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갈등에 발목잡힌 ‘울산 태화호’… 계류장 설치 난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7 18:25

수정 2023.07.17 18:25

국내 첫 하이브리드 전기 선박
연안 관광 유람선으로 활용 계획
장생포항에 계류장 설치두고 이견
남구 "기존 시설들 철거될 우려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된 국내 최초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직류기반 전기추진 스마트선박 '울산태화'호. 울산시가 관광 유람선으로 활용할 계획인 가운데 전용 계류장 설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울산 남구 제공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된 국내 최초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직류기반 전기추진 스마트선박 '울산태화'호. 울산시가 관광 유람선으로 활용할 계획인 가운데 전용 계류장 설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울산 남구 제공
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인 울산 남구 장생포 일대 전경. 사진 앞쪽이 울산 남구가 운영중인 고래바다여행성(고래탐사선)이다. 고래바다여행선 보다 길이가 2배 긴 울산 태화호의 울산 장생포항 계류장 설치가 논란을 빚고 있다. 울산 남구 제공
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인 울산 남구 장생포 일대 전경. 사진 앞쪽이 울산 남구가 운영중인 고래바다여행성(고래탐사선)이다. 고래바다여행선 보다 길이가 2배 긴 울산 태화호의 울산 장생포항 계류장 설치가 논란을 빚고 있다. 울산 남구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 선박으로 유명해진 울산 태화호가 계류장 위치를 둘러싼 지자체간 갈등으로 관광 유람선 활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

17일 소유 기관인 울산정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태화호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각종 기자재의 실증과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등과 병행하면서 해상 관광이 가능한 다목적용으로 건조됐다.

지난해 연말 명명식을 가진 데 이어 올해 3월 취임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6월 유럽 10개국 대사들이 잇따라 승선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계기로 울산정보산업진흥원과 울산시는 태화호를 연안 관광 유람선으로 적극 개발키로 하고 고래문화특구인 울산 남구 장생포항에 관광객 승선용 전용 계류장 설치에 나섰다.

위치는 장생포 고래박물관 바로 옆이며 규모는 길이 110m, 폭 19m이다.
오는 2025년 6월까지 조성 완료를 목표로 시비 11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인 울산 남구가 난색을 보이며 쉽게 해결될 것 같았던 계류장 부지 매입조차 차질을 빚고 있다. 태화호는 현재 울산 신항에 임시로 머물고 있다. 선박 가동 유지를 위해 별도 운영사에 임대된 상태며 승무원 8명이 근무하고 있다.

울산 남구는 선박이 너무 커 고래박물관 앞에서 바라보는 장생포항 전망을 모두 가리게 되고, 계류장 시설이 들어서면 고래 조각상과 전망 광장 등의 기존 관광 인프라까지 철거되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장생포항을 입출항하는 선박의 안전사고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기존 고래탐사선(고래바다여행선) 계류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태화호의 크기로 인해 장생포항 내 병목 현상과 함께 선박 간 충돌이 우려됐다.

승선 정원300명 내외인 울산태화호는 무게 2700t, 길이 89.1m, 폭12.8m, 높이 5.4m로 기존 고래탐사선(길이 45m)보다 두 배 가량 크다.

이밖에 계류장 설치를 위해서 올해 하반기 해양수산부 울산항 항만기본계획에 태화호 전용 계류장을 반드시 반영시켜야 하고, 이후에 수심 확보를 위한 준설 작업 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대안으로 울산 방어진항과 울주군 서생면 나사항을 고려했지만 관광선 계류장을 설치하기에는 더 많은 제약이 따르고 해당 지역 어민 등이 난색을 나타내고 있어 울산시의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방어진항의 경우 국가 어항이기 때문에 사전 해수부와 협의 및 인·허가를 받아야 하고 서생면 나사항은 어민들의 반발, 사업비 부담 문제 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울산 태화호는 국내 첫 하이브리드 선박으로서 첨단 스마트선박 산업을 선도하는 조선해양도시의 상징과도 같고 랜드마크로도 손색이 없다"라며 "단순히 관광선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울산의 미래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uls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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