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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붕괴 후 잠시 잊혀졌던 美 지역은행 리스크 다시 불거지나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8 11:30

수정 2023.07.18 11:30

이번주부터 미 지역은행 2분기 실적 발표 이어져
대형은행과 달리 미 지역은행 예금 이탈 두드러져
대형은행은 호실적 기록 지역은행 실적 주목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뱅크의 연이은 붕괴는 올해 상반기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뱅크의 연이은 붕괴는 올해 상반기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중소형 지역 은행들의 리스크가 다시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은행으로의 예금 유출과 예대마진 축소로 향후 영업에 더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중소형 지역은행들의 실적발표가 미국 금융시장을 다시 경색시키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PNC 파이낸셜서비스와 웨스턴 얼라이언스를 시작으로 시티즌스 파이낸셜, M&T 뱅크, US 뱅코프, 자이언스 뱅코프 등 중소형 지역 은행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지역은행의 실적 발표 출발은 나쁘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부진한 2·4분기 실적을 내놓은 보스턴 지역 기반 지역 은행 스테이트스트리트의 경우 주가가 당일 12% 폭락했다.
같은 날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은행의 호실적 발표에도 KBW 나스닥 은행 지수도 2% 이상 하락했다.

반대로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은행 JP모건 체이스와 웰스파고는 올해 2·4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7%와 57% 급증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중소 규모 지역 은행들에 불안감을 느낀 미국인들이 체이스와 같은 대형은행으로 예금을 옮긴 것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 격차)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중소형 지역 은행들의 예금 이탈은 계속되며 지역 은행들의 영업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실적을 발표한 중소형 지역 은행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경우 올해 2·4분기 말 현재 요구불예금이 1·4분기 말보다 20% 이상 급감했다. 같은 기간 웰스파고의 요구불예금은 약 7% 감소하는 데 그쳤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고객을 인수한 JP모건을 제외하면 전체 미국은행의 2·4분기말 예금 잔액은 전분기인 1·4분기말 대비 1% 감소하며 사실상 같았다.

중소형 지역은행과 달리 JP모건을 비롯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의 대형은행은 예대금리 마진으로 현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경우 전체 예금액의 거의 30%를 당좌예금과 같은 무이자 예금 계좌에 예치하고 있는데 대형 은행들은 자금 조달 비용 증가를 상쇄하는 대출, 즉 고금리의 신용 카드 대출을 더 많이 취급하면서 적정 예대금리 마진을 유지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예금자들이 은행 문제가 소수의 지역은행에 한정됐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예금 금리를 더 많이 주는 은행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지역은행의 위기를 지적했다.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중소형 지역은행들의 실적 발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중소형 지역은행들의 실적 발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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