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노숙자에 옷 벗어준 '그 어른'..장기기증으로 마지막까지 생명 살렸다[따뜻했슈]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0 04:06

수정 2023.07.20 04:06

75세 홍남선씨, 장기·인체조직 기증하고 떠나
장기기증하며 세상 떠난 홍남선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장기기증하며 세상 떠난 홍남선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파이낸셜뉴스]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평생 나눔의 삶을 실천해온 70대 남성이 장기 기증으로 타인에게 새 삶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8일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사망한 홍남선씨(75)가 뇌사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을 했다고 밝혔다.

1명의 생명 살리고, 100명의 삶 회복시킨 '천사'

홍씨는 지난 6일 자택에서 어지러움을 호소한 후 쓰러져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평소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기증하고 싶다는 홍씨의 뜻을 이뤄주기 위해 뇌사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에 동의했다.

기증원은 "고인이 뇌사장기기증으로 1명의 생명을 살렸으며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명 환자들의 삶에 회복할 수 있는 희망을 전했다"라고 설명했다.

월급날, 어려운 이웃에게 옷과 밥 사주던 '어른'

기증원과 유족 등에 따르면 전남 담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밝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월급날이 되면 주변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식사와 옷을 사주는 것이 일상이었고, 추위에 떠는 노숙자에게 자신의 옷을 벗어준 뒤 노숙자의 옷을 입고 온 적도 있었다고 한다.

홍씨의 조카는 "아빠와 같았던 이모부,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셨기에 마지막도 누군가를 살리고 가시나 봐요. 하늘나라에서는 편하게 즐겁게 계세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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