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실체 없는 노동조합을 만들고 시공사를 협박해 수천만원을 챙긴 노조 간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북 전주지법 형사제4단독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6)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어 함께 기소된 B씨(47)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내려졌다.
A씨 등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도내 건설 현장 12곳을 돌며 집회를 열거나 민원을 제기할 것처럼 건설업체를 협박해 78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2700여만원은 A씨의 조카를 공사업체에 위장 취업시켜 가로챈 돈이다.
이들은 애초부터 업체의 돈을 갈취할 목적으로 유명 노조 산하에 허위 지부를 만들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근로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할 것처럼 조직을 꾸리고서 실제로는 사익을 취하려고 시공사를 상대로 계속 돈을 갈취했다"라며 "정당한 노동조합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일으키는 등 사회적 폐해가 적지 않아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누범 기간 중 범행했고, B씨와 갈라선 이후에도 다른 노동조합으로 소속을 옮겨 피해자들을 협박했다"면서도 "피고인들이 대체로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형사 공탁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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