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공원 해병대장이야”...초등생 멱살 잡은 ‘전과 19범’ 노인 실형

해병대 이미지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해병대 전투복을 입은 채로 초등학생의 멱살을 잡고 위협한 70대 노인이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는 19일 선고 공판에서 아동복지법 위반과 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73)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나이 어린 초등생들을 협박하고 폭언도 했다”며 “과거에 상해나 협박 혐의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데다 징역형의 집행유예 기간에 또 반복해서 범행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려 불안에 떤 시장 상인들이 엄벌을 탄원해 엄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나이가 많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2일 오후 5시 25분께 인천시 연수구에 위치한 한 공원에서 초등생 B군(11)의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위협해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해병대 전투복을 입은 그는 친구들과 놀던 B군에게 다가가 “내가 이 공원을 관리하는 해병대 대장”이라며 B군을 훈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과 19범인 A씨는 평소 해병대 전투복을 입은 채로 전통시장을 돌아다녀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는 ‘해병대 할아버지’로 악명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해병대에서 군대 생활을 했고 평소 봉사활동도 많이 한다.

거기서(범행 장소 주변에서) 오래 살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가 욕설을 하길래 ‘그러면 안 된다’고 하는 과정에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과거에 실제로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한 그에게는 기소 당시 특수협박과 사기 등 모두 8개 죄명이 적용됐다.

[e-mail]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