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쿠바에서 반체제 운동을 벌인 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래퍼가 수감 도중 받은 학대에 대한 저항의 뜻으로 자신의 입술 위·아래를 꿰매 붙였다.
19일(현지시간) 쿠바 독립 매체 '14이메디오'와 스페인에 거점을 둔 '디아리오데쿠바' 등은 최근 쿠바의 유명 반정부 예술인 마이켈 카스티요 '엘 오소르보'가 피나르델리오에 있는 교도소에서 자기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스스로 꿰매 입을 붙여 버렸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자신의 팔뚝에 'Patria y Vida(조국과 삶)'이라는 글자를 문신처럼 새겨 넣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해당 글귀는 쿠바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노래 제목으로, 엘 오소르보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소식은 엘 오소르보의 소식을 전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졌다.
최근 올라온 인스타그램 사진에는 입술 위·아래를 실로 꿰매고, 입을 굳게 닫은 엘 오소르보의 모습이 담겼다. 이와 함께 "불의 앞에서 나는 팔짱을 끼지도, 입을 다물지도 않을 것"이라는 글이 적혔다.
이어 엘 오소르보의 지인 SNS에는 그와의 전화 통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인은 해당 게시물을 올리며 "엘 오소르보가 동료와 함께 폭동을 조직했다는 헛소문을 포함해 부당한 구금 과정에서 가혹한 처벌과 식량 제공 제한 등 온갖 학대가 있었다. 의료지원을 제때 하지 않거나 진료 기록을 가족에게 넘기는 것을 거부하는 등 피해 양상은 다양하다고 한다"라고 주장했다.
엘 오소르보는 비주얼 아티스트 오테로 알칸타라와 함께 쿠바의 반체제 예술가 그룹 '산이시드로 운동'에 몸담은 인물로, 쿠바의 대표적인 저항 예술인이다.
2021년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에 반발하는 대대적인 반정부 집회를 계기로 체포됐다가, 지난해 △증오범죄 △폭행 △공공질서 훼손 △국가기관 명예훼손 등 죄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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