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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지표에도 중국, 7월 사실상 기준금리(LPR) 동결[종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0 11:14

수정 2023.07.20 11:14

-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 의견 갈리지만 '동결'에 무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사진=EPA 연합뉴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사진=EPA 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중앙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다시 동결했다.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대한 의견은 갈리지만, '동결'에 보다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7월의 1년·5년 만기 LPR이 각각 3.55%, 4.2%로 전월과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LPR은 명목상으로는 18개 지정 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한 수치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모든 금융 기관이 이를 대출 영업 기준으로 삼아야 해 실질적으로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 만기 LPR은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광범위한 대출 상품에 영향을 준다. 기업의 단기 유동성 대출이나 소비자 대출 금리와 관련이 있다.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가격 책정 기준이 되고 제조업의 투자 대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장기 금리다.

기준금리 동결은 이미 예고됐다. LPR와 연동되는 것으로 알려진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가 지난 17일 2.65%로 기존 그대로 고시됐다.

또 이미 인민은행은 지난달 20일 1년·5년 만기 LPR을 각각 0.1%p씩 인하해 현재 수준으로 만들었다.

당시 시장은 0.15%p 내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나친 유동성 공급을 우려한 인민은행이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평가됐다. 오랫동안 금리인상 기조를 보였던 미국과 격차가 더 벌어지면 자본 유출 등의 부작용이 뒤따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로디엄그룹은 중국 정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중국 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올해 1·4분기 200억달러(약 25조5000억원)로, 작년 1000억달러(약 127조5000억원)의 20%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1~4월 중국의 실질 FDI액이 4994억6000만위안(약 92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했다는 다소 다른 결과를 공개했으나, 이마저도 월간 누적 FDI 기준 2020년 7월 0.50% 이후 3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FDI는 단순히 외국인 자본을 투입하는 아니라 경영 참가와 기술 제휴 등 경영권 통제를 통해 이윤을 얻는 국제직접투자의 한 형태다. 실질 FDI이기 때문에 양 당사자가 투자키로 합의한 뒤 현금, 물자, 무형 자본 등 실제로 사용하는 금액을 말한다.

21세기 경제보도와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전문가 상당수는 하반기에도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경우 소비와 투자 금리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소비·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금리 인하의 역할은 제한적이며,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논리다. 금리 인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도 있다.

아울러 인민은행은 2020년 3월 처음 '과주기 조절'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는데, 정례회의에서 과주기 조절이 언급된 경우 다음 분기에는 금리 인하 작업이 없었다. 올해 2·4분기에도 과주기 조절 문구는 들어 있었다.

과주기 조절은 대규모 자금 투입 없이 경기회복의 둔화를 막는 전략이다. 역주기 조절은 적극적인 통화정책 완화로 경기부양에 나서는 것이지만 불황기가 오면 경제는 충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과주기 조절은 이러한 부작용을 보완하는 장기적 거시정책으로 꼽힌다.

인민은행은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2020~2022년 사실상 기준 금리를 0.5%p 내렸다. 연간 평균 0.16~0.17%p다. 이후 전염병 통제가 완화되고 경제·사회도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그럼에도 인민은행은 지난 6월 20일 금리를 0.1%p 인하했다.
만약 올해 하반기에 0.1%p 추가로 낮출 경우 연간 금리 인하 폭은 지난 3년 평균 보다 높은 0.2%p가 된다는 점도 ‘동결’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다.

다만 현재 경제 운용에서 문제는 수요 부족이기 때문에 금리를 0%까지 낮춰야 하며 미국, 유럽, 일본 등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수요 부족에서 벗어나 충분한 고용과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에서도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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