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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銀 소멸?… "지자체 금고은행 지정 등 인센티브 필요" [위기의 지방은행, 성장엔진이 식어간다 (下)]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0 18:01

수정 2023.07.20 18:14

일자리창출 등 지방銀 역할 존재.. 지방 공공기관 거래 비중 늘려야
규제 완화로 경쟁력 강화 주장도.. 거점·주변점포 나눠 효율성 증대
지방銀 소멸?… "지자체 금고은행 지정 등 인센티브 필요" [위기의 지방은행, 성장엔진이 식어간다 (下)]
지방銀 소멸?… "지자체 금고은행 지정 등 인센티브 필요" [위기의 지방은행, 성장엔진이 식어간다 (下)]
지난 1967년 도입돼 지방경제를 책임져 온 지방은행, 대구은행처럼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것만이 생존을 위한 답일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지방은행이 지방소멸과 맞물려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여 있으나 '지역균형발전', '일자리창출', '지역주민과 중소기업에 수준높은 은행서비스 제공' 등 지방은행의 역할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생존 위한 인센티브 있어야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지방은행은 금융당국과 간담회를 갖고 '지방은행 육성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다. 특별법은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 지방은행 법제화 또는 우선권 부여 △지역 이전 공공기관 거래은행 지정 시 우선권 부여 또는 지역 이전 공공기관의 지방은행 자금 예치 비율 의무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시 지방은행 거래실적 반영 △예금보험료 이원화 및 인하 등을 골자로 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방은행에 시중은행과 동등한 조건 하에서 경쟁하라고 한다면 현재의 지방소멸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며 "지역 산업과 지역민을 위한 수준 높은 금융서비스를 위해선 지방은행이 필요하므로 이에 대한 제도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자체 및 지방 공공기관 거래 비중 증대 역시 지방은행에게는 절실한 부분이다.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수익성 위주의 경쟁입찰을 운영함에 따라 자본력이 우수한 시중은행 위주로 거래가 이어지고 지방은행과의 거래는 제한적인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지방금고사업에도 시중은행이 진출하면서 과다 경쟁에 따른 지방은행의 출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상생을 위해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한 만큼 지역경제선순환을 위해서는 지역 이전 공공기관 거래은행을 지방은행으로 우선 지정하고 자금예치 비율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은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 하다"고 강조했다.

■비금융까지 아우르는 혁신금융서비스 허용도

특별법 제정과 같은 인센티브 강화 보다는 규제 완화를 통해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얼마 전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을 시중은행과 동등하게 맞춰준 것과 같이 규제를 완화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지 울타리를 치는 방식으로 인센티브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맥락에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금융&비금융을 아우르는 지방은행만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혁신금융·은행권 경쟁 촉진의 논의들이 대부분 대형 금융기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지방은행의 존재감은 더욱 약해지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오프라인 영업점도 하나의 주요한 플랫폼인 만큼 지역 점포망을 활용한 혁신금융서비스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방은행지주의 경우 2개의 은행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지만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규제완화도 필요한 부분이다.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각각 부산·경남은행, 전북·광주은행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데 전산시스템이나 고객정보 공유가 되지 않다보니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존 점포를 지역거점점포와 주변점포로 나누는 허브 앤 스포크(Hub&spoke)전략을 적극적으로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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