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체, 3선의원 연루 등 허위사실 올려
서이초등학교 1학년 교사 A씨가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진 19일, 이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의 글이 한 네이버 맘카페에 올라왔다.
네티즌 B씨는 "교사 A씨가 맡은 반이 1학기에만 두 번째 담임 교체가 있었고 한 여학생 학부모가 직전 담임교사를 괴롭혀서 A씨가 오게 됐는데 A씨 역시 해당 학부모에게 갑질을 당했다"라고 주장했다.
B씨는 "해당 학부모는 A씨에게 '내 집안이 얼마나 대단한지 아느냐', '딸이 화장실 가는 거 수시로 체크해서 알려라' 등의 말을 했고 거의 하녀 수준으로 선생님을 괴롭혔다"라고도 적었다.
이어 “A씨가 (해당 여학생 관련) 학폭 때문에 양쪽 학부모에게 시달리다가 교육청에 불려갔는데, 다녀온 다음날인 어제, 학교로 돌아오셔서 자살하셨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 학부모 가족이 3선 국회의원이라는 얘기가 있다. 서초 그랑OO 아파트 산다고 한다"라며 "무려 3선 국회의원분 손녀랑 연관되다보니 교육청에서 기사 못 내게 막고, 그동안 변호사 선임해서 증거인멸, 합의 시도 중이라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순식간에 온라인상으로 퍼져나갔다. 방송인 김어준씨도 해당 주장에 합세했다. 그는 20일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초등학교 교사 극단선택에 현직 정치인이 연루돼있다고 알려져 있다"라며 "국민의힘 소속 3선으로 알고 있는데 전혀 보도가 없다. 곧 (국민의힘 의원의) 실명이 나올 것이고 대단한 파장이 있을 사안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후 온라인에는 해당 국민의힘 의원으로 한기호 의원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의원이 입장문을 발표해 "손자, 손녀가 전부 4명인데 해당 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없다. 여학생은 외손녀 1명으로 중학생”이라며 밝히면서 허위사실임이 드러났다.
서이초등학교 측도 B씨 글 중 '학급에 두 차례 담임이 교체됐다'라는 것과 'A씨가 교육청에 불려갔다' 등의 내용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그러자 B씨는 이날 A씨 죽음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모두 삭제했다.
B씨는 "인터넷에 도는 이야기들 모아 정리해서 올린 건데 이렇게 많이 퍼질 줄 몰랐다"라며 "학부모 가족이 국회의원일지도 모른다는 추정 글이 있어서 저도 그것을 올렸던 건데 사실이 아니니 오해 없길 바란다"라고 정정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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