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방침을 시행한 뒤에도 가입자가 늘어나 이를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도입도 시간 문제가 됐다.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당장은 넷플릭스처럼 계정 공유를 막을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계정공유 차단에도 가입자 증가
23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2·4분기 가입자가 589만명 증가해 총 2억3839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어난 수치다. 특히 미국, 캐나다에서는 지난 1·4분기 10만2000개에 그쳤던 신규 계정이 2·4분기 117만3000개로 급증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5월 100개 이상 국가에서 계정 공유를 유료화한 결과, 각 지역 매출이 이전보다 늘었다”며 “이제 각 지역에서 계정 공유로 인한 탈퇴보다 신규 가입이 더 많고, 하반기에는 계정 공유 유료화에 따른 수익이 본격화하면서 매출 증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넷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스펜서 노이만은 올해 매출 증가액 대부분이 계정 공유 금지 정책으로부터 나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그동안 계정 공유 금지를 하지 않았던 국가들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인도에서는 계정 공유 금지를 시작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계정 공유 금지의 국내 도입 시기는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지만 우리나라도 이제는 시간 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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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광고 요금제만 검토"
국내 OTT업체들은 넷플릭스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넷플릭스처럼 계정 공유 금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광고 요금제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에 광고가 붙지 않는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기본(베이식) 요금제를 없애는 추세다. 미국서도 베이직 요금제가 없어지면서 광고가 붙는 월 6.99달러짜리 ‘스탠더드 위드 애즈’와 광고가 붙지 않는 월 15.49달러짜리 ‘스탠더드’, 월 19.99달러짜리 ‘프리미엄’ 등 3개 요금제만 남게 됐다. 넷플릭스 측은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광고가 붙는 요금제의 경제성이 광고가 없는 요금제보다 높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국내 OTT 관계자는 “계정 공유 차단은 고려하지 않는 반면 광고요금제는 계속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모델이나 방법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OTT 관계자도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 가입으로 구독자를 유도했음에도 실적이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반응”이라며 “국내 OTT들도 콘텐츠 투자에 따른 수익성 확보가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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