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네바다주에서 2살 아이가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했다.
22일(현지시각)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네바다주 공중행동보건국(DPBH)은 지난 19일 2세 아이가 ‘뇌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에 감염돼 숨졌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이 아이가 링컨 카운티의 천연 온천인 애쉬 스프링스에서 아메바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대기온도가 섭씨 30도 이상인 지역의 담수에서 주로 서식하는 아메바다. 사람이 물속에 들어가 있을 때 코를 통해 뇌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키는데, 이 경우 세포를 파먹어 부종을 일으킨다. 이 아메바에 감염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긴 하나, 감염자 치사율이 97%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이 아메바는 뇌 조직을 파괴하고 아메바성 뇌수막염(PAM)이라는 매우 심각한 희귀 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의 감염은 주로 7~9월 여름철 호수나 강, 온천에서 수영 및 레저 활동을 할 때 많이 발생한다. 종교적 목적 또는 비염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코 세척기를 쓰면서 아메바에 오염된 물에 접촉해 감염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다만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이 아메바로 인한 피해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1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의 서식 지역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1962∼2020년 사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환자는 151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생존자는 단 4명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에서 첫 감염사례가 발생했다. 한국인 50대가 태국에 4개월간 체류했다가 귀국 후 사망했는데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