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보릿고개 지났다" 기름회사, 2분기 악몽 탈출 자신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5 05:00

수정 2023.07.25 05:00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달 들어 정유업계의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빠르게 개선되며 실적 보릿고개가 빠르게 지나갈 전망이다. 원유가격 상승과 석유 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3·4분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휘발유 등 주요 제품 20달러↑상승 탄력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월 3주차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6.8달러로 전주보다 1.5달러가 증가했다. 정제마진이 6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4주차(7.7달러) 이후 16주만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제외한 것으로,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로 꼽힌다.
보통 4~5달러를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한때 29달러를 넘기는 등 크게 오르며 정유업계 호실적을 주도했다. 하지만 올해 2·4분기 들어 원유가격 하락, 석유제품 수요 감소 등 악재가 이어지며 2달러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주요 정유사들의 2·4분기 실적도 보릿고개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2.65%가 감소된 1711억원으로 전망됐다. 에쓰오일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8.50%가 줄어든 1980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가운데 7월 들어 정제마진이 뚜렷하게 개선세를 보이면서 정유업계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특히 휘발유·등유·경유·항공유의 정제마진은 각각 20~22달러로 과거 평균 12~13달러를 대폭 상회하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휘발유 성수기 진입과 더불어 러시아 및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량 감소 등 공급 축소가 동반된 영향"이라면서 "정유기업 화학 포트폴리오 중 비중이 높은 아로마틱스 제품의 스프레드 강세와 점진적 유가 반등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 상승 기대, 나프타 마진 개선도 호재

실제로 중국의 소비 촉진 정책 발표 등으로 경기 부양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가 러시아의 해상 원유 수출량이 6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유가 상승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최근 4주간 러시아의 해상 원유 수출량은 일평균 310만배럴로 5월 고점 대비 21%가 감소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휘발유 정제마진이 7년 밴드를 상양 돌파하는 강한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이 94%를 상회하지만 휘발유 재고는 연중 최저치까지 하락했고 최근 아시아 재고도 급락세를 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석유화학 시황 개선으로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의 가동률 상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정제마진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정유업체의 정유사업 내 나프타 생산 비중이 15~20%인 점을 감안하면 나프타 마진이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경우 전체 정제마진이 3~4달러 가량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제마진 추이
(단위: 배럴당 달러)
주차 정제마진
7월 3주 6.8
7월 2주 5.3
7월 1주 4.4
6월 5주 3.8
6월 4주 4.4
6월 3주 5.5
6월 2주 4.6
6월 1주 4.4
5월 4주 4.4
5월 3주 4.9
5월 2주 3.7
5월 1주 2.6
4월 4주 2.4
4월 3주 2.5
4월 2주 3.9
4월 1주 5.3
(자료: 증권업계)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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