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스팩(SPAC)의 주가 단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상장 첫날 폭등한 뒤 급락세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지난달 26일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한 스팩주는 SK증권제9호스팩, DB금융스팩11호, 교보14호스팩, 하나29호스팩 등 4곳이다.
이들 대부분은 상장 당일 100% 넘게 급등한 다음 공모가 수준으로 떨어지는 패턴을 보였다.
지난 21일 상장한 SK증권제9호스팩은 상장 첫날 공모가(2000원) 대비 93% 급등했지만 이날은 29.92% 하락한 2705원에 장을 마쳤다.
앞서 이달 6일 상장한 교보14호스팩도 상장 당일 공모가(2000원) 대비 240.5% 올랐지만 지금은 2240원으로 되돌아왔다. 12일 상장한 DB금융스팩11호 역시 공모가(2000원)보다 121.7% 오른 채 첫날을 마쳤지만 현재는 2100원으로 내려왔다.
가격제한폭이 확대되기 전에 상장한 스팩주들과 비교하면 최근 스팩주들의 첫날 급등세는 도드라진다. 제도 시행 전 상장 첫날 가장 크게 오른 종목(2023년 기준)은 미래에셋비전스팩2호인데 상승률이 40%에 불과했다. 그 밖의 종목들은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올해 상장한 스팩 18개 종목은 상장 이후 주가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유안타제13호스팩, 엔에이치스팩29호 등 대부분이 공모가(2000원) 안팎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 삼성스팩8호의 경우 9720원에 거래를 마쳐 공모가(1만원)를 밑돈다.
전문가들은 최근 스팩주 급등에 대해 "단타 수요가 쏠리며 테마주화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다만 폭등 후 급락하는 현상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팩의 주가는 합병 결정 전까지는 불확실성 때문에 액면가가 펀더멘털 밸류가 될 수밖에 없다”며 “단기간에 상승 흐름을 보일 수는 있으나 결국 펀더멘털 가격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점을 투자자들도 학습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면 (상장 초기 급등 후 급락) 현상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