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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만성 기침 원인' 기관지내시경으로 진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4 17:11

수정 2023.07.24 17:11


입이나 코 통해 기도에 삽입 광범위한 폐질환 신속 확인 가능
온종합병원 호흡기센터 김제훈센터장, 초음파 활용 폐암 진단
'끝 모를 만성 기침 원인' 기관지내시경으로 진단


[파이낸셜뉴스] 60대 A씨(여)는 지난 6월초 몇 주 동안 지속되는 기침 때문에 집 근처 동네의원에서 약 처방을 받았으나 증상이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 호흡곤란 증상까지 보여 온종합병원 호흡기센터를 찾았다. 곧바로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통해 폐 우하엽의 화농성 객담을 확인해 간질성 폐렴으로 진단됐다. 현재 약물치료를 통해 A씨의 증상이 호전되고 있다.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50대 남성 B씨는 지난 6월 하순 객담 검사에서 결핵소견을 보여 온종합병원에 응급 입원했다.
B씨 역시 기관지내시경 검사에서 다량의 객담과 함께 결핵과 폐색전증으로 진단돼 현재 약물치료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60대 여성 C씨도 지난 6월 하순 수개월째 지속되는 기침을 견디다 못해 기관지 내시경 검사 결과, 기관지확장증으로 진단받고 통원 치료 중이다.

기관지내시경은 위 내시경처럼 흔히 시행되는 검사는 아니지만 몇몇 호흡기질환을 진단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되고 있다. 주로 내시경을 통해 인후부, 성대, 기관과 기관지 점막에 이상이 있는지 직접 눈으로 관찰하면서 폐 부위에 접근해 분비물이나 이상조직의 검체를 얻어 질환의 원인을 알아내는 데 유효하다.

온종합병원 호흡기센터 김제훈 센터장(전 고신대복음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24일 "흉부 X선 검사로 폐암이 의심되는 경우 간단하게 기관지내시경으로 해당부위에 대해 조직검사로 폐암 여부를 확진할 수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관지내시경 검사는 마취한 후 진행한다. 흡입제나 가글 형태로 입과 목을 국소 마취해 검사하기도 하고 검사 도중 환자가 숨 쉬기 힘들어할 것에 대비해 수면 마취로 진행하기도 한다. 검사 시간은 10∼15분 정도이나 환자 상태에 따라 더 소요될 수도 있다. 검사 전 8∼12시간 정도 금식해야 한다.

기관지내시경 검사는 흉부 X선 상 이상 소견이 의심되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기침이 지속되는 환자들에게 주로 권할만하다. 호흡이 가쁘고 마른기침을 동반해 마치 감기로 오해하기 쉬운 '간질성 폐렴' 진단에 기관지내시경이 유효하다. 간질성 폐렴은 폐에서 산소 교환이 일어나는 폐포(허파꽈리)와 혈관 사이에 있는 벽인 간질(間質) 조직에 염증반응이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방치하면 폐섬유화 등의 이상 증상으로 악화되므로 제때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근 인구의 고령화로 인구 10만 명당 유병률이 80명 정도에 달한다.

또 결핵이 의심되거나 기침할 때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 증상이 있을 때나 이물질로 인해 기도가 폐쇄된 경우에도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통해 처치하기도 한다.

최근엔 기관지내시경 끝에 달린 초음파로 기관지 주변 림프절을 관찰하면서 세침으로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는 기관지내시경 초음파검사가 폐암 등 폐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이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기관지내시경 초음파검사는 최소 침습적 시술로 고주파 음파를 사용함으로써 기관지 나무와 주변 조직의 이미지를 생성하여 의사가 광범위한 폐 질환을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하고 진단할 수 있다.
기관지 초음파는 입이나 코를 통해 기도에 삽입해 360도 회전 가능한 얇고 유연한 기관지 내시경을 사용해 시행한다. 시술은 보통 국소마취로 이뤄지며 약 30분 소요된다.


온종합병원 호흡기센터 김제훈 센터장은 "기관지 초음파는 폐암, 감염·다발성 혈관염(이전에는 Wegener's granulomatosis)을 가진 살코이도스 및 육아종과 같은 염증 상태를 포함한 다양한 폐 질환을 진단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정확도가 높아 2㎜ 정도의 작은 폐암도 발견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이라고 강조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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