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미 연준, 인플레와 전쟁 승리 선언 준비 안 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5 04:09

수정 2023.07.25 04:09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6일(현지시간) 금리를 0.25%p 더 올린 뒤 금리인상 행진을 마침내 멈출 것이란 기대가 높지만 연준의 금리인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14일 워싱턴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6일(현지시간) 금리를 0.25%p 더 올린 뒤 금리인상 행진을 마침내 멈출 것이란 기대가 높지만 연준의 금리인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14일 워싱턴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것을 주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26일(이하 현지시간) 이틀 동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금리를 0.25%p 더 올리기는 하겠지만 이것으로 금리인상을 멈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전쟁에서 연준이 사실상 승리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분석기사에서 미 경제가 둔화하지 않는 가운데 어떻게 임금과 물가 상승세가 인플레이션 둔화를 부를 정도로 떨어질 수 있을지에 연준이 의문을 품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플레이션 둔화는 일시적


일부 연준 고위 관계자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지금의 인플레이션 하강 움직임이 그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팬데믹 충격이 뒤늦게 미치기 시작한 임대료, 교통비, 자동차 등의 가격 상승에 따른 후발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는 것이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를 부르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반등할 것이란 비관이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하기 때문에 연준이 지금보다 금리를 더 올리고, 이같은 고금리를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경제둔화로 인플레이션 압력 약화


반면 다른 이코노미스트들은 이같은 분석에 맹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의 경제 둔화 조짐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경제가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약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아울러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낮아져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수개월 안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이 굳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아도 인플레이션 둔화로 미 실질금리가 올라 연준이 원하는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1번째 금리인상


연준은 26일 11번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3월 금리인상을 시작한 이후 11번 연속 금리인상이 된다. 현재 5.0~5.25%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5.25~5.5%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데 이견은 거의 없다.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 속에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3% 오르는데 그쳐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년 전 9.1%에 비하면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아졌다.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지난달 상승폭이 2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

하버드대의 캐런 다이넌은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오랜 과정의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신중한 분석을 내놨다.

가파른 임금 상승


아직 금리인상이 멈추려면 멀었다는 이들은 가파른 임금 상승세를 이같은 분석의 주된 배경으로 꼽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임금 상승세가 가팔라 경기침체가 없다면 이같은 팍팍한 노동시장 수급이 결국 내년에 근원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연준 분석 역시 다르지 않을 것으로 이들은 우려하고 있다.

지금의 임금상승률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연간 1~1.5% 생산성 상승을 가정할 때 연 3.5% 임금상승률이 2~2.5% 인플레이션을 유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 1·4분기 임금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전년동기비 5%를 기록했다.

민간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

신규 민간고용, 20만명 밑으로 떨어져야


올 상반기 신규 민간고용은 월평균 21만50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43만6000명은 물론이고 지난해 하반기 31만7000명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그렇지만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으려면 월평균 신규 민간고용이 20만명 밑으로 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만명을 웃도는 신규 민간고용은 연준에는 금리인상 면허 같이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번에 금리가 0.25%p 오를 확률을 98.9%로 보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이후에도 한 차례 이상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은 31.7%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리인하 전망은 5%에 불과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