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난임과 난소파괴 등 임신과 출산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자궁내막종의 대표 증상은 극심한 월경통, 하복부 통증, 성교통, 질 출혈 등이다. 물론 크기가 작거나 초기인 경우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증상보다는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데, 발견이 늦거나 방치할 경우, 난임은 물론 난소의 정상적인 조직을 파괴해 여성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명지병원 산부인과 이연지 교수는 평소보다 더 극심한 월경통을 겪는다면 난임을 유발하는 ‘자궁내막종’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26일 밝혔다.
난소에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혹은 대부분 액체가 가득 차 있는 낭종인데, 혹이 어떤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따라 자궁내막종, 난소기형종, 점액성 낭종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자궁내막종은 혹 안에 암갈색의 생리혈이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마치 초콜릿과 같아 ‘초콜릿 낭종(Chocolate cyst)’이라고 부르는데, 발생 원인은 자궁내막증이다. 이 자궁내막증은 우리나라 여성에서 최근 4년 사이 60%가 증가하는 등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자궁내막증 환자 수는 17만8383명으로 2017년 11만1214명에 비해 60%가량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여성이 4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연지 교수는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자궁내막 조직이 비정상적인 난소에 증식하게 되면 생기는 것이 자궁내막종”이라며 “자궁내막증 및 자궁내막종은 배란은 물론 수정, 착상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골반 초음파 또는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진단 가능하며, 자궁내막종 치료에는 통증 관리를 위한 약물복용, 자궁내막 증식을 억제하는 호르몬 요법, 수술적 제거 등이 있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증상, 가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낭종의 크기가 작고 주변 장기와의 유착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적 방법으로 낭종을 제거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 난소 전체를 절제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을 시행했으나 최근에는 가임력을 보존하는데 유리한 로봇수술 등을 통해 자궁내막종을 제거하는 추세다. 자궁내막종 수술은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 크기를 줄이기 위해 종양 내 물질을 기구를 통해 흡입한 뒤 난소를 절개해 접근한다. 이후 난소의 손상이 최소화되도록 종양을 박리하고 제거한 뒤 절개부위를 봉합한다.
자궁내막증 및 자궁내막종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므로 가임기 여성의 경우에는 주기적인 검진을 통한 산부인과 질환의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관건이다.
이연지 교수는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자궁 및 난소질환을 살펴봐야 한다”며 “모든 질환이 그렇듯 조기치료 시기를 놓치면 자궁과 난소의 기능이 저하되며, 난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골반 초음파 등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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