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두경부는 눈, 뇌, 귀, 식도를 제외한 구강, 구인두, 후두, 하인두, 비인두, 갑상선, 침샘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두경부에는 우리 삶에서 필수적인 먹고, 숨 쉬고, 말 하는 기관이 몰려있어서 암을 제거할 때 정상기관은 최대한 보존해야 하고 치료 후 삶의 질, 미용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은 오는 27일 ‘세계 두경부암의 날’을 앞두고 특별한 징후 없이 목소리가 변하거나, 목의 통증, 입속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두경부암일 가능성이 있다며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26일 강조했다.
두경부암은 흔한 암은 아니지만 치료가 까다롭고 발생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두경부암의 발생자 수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엔 5666명을 기록했다. 2010년 4346명 대비 약 30% 증가한 수치다. 남성이 여성 대비 발생자 수가 약 3배 이상 많으며,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20년 기준 60대가 가장 많고, 70대, 50대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두경부암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흡연, 음주,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있다. 특히 흡연과 음주를 동반할 경우 암이 발생할 위험이 4배 이상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구강암, 후두암, 하인두암 등의 발생과 관계가 깊다. 발생자 수 추이와 남성이 여성보다 흡연, 음주를 더 많이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남성이 구강암, 후두암, 하인두암 등의 위험도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특히 편도 및 입인두암과 관련이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수일 교수는 “아직까지는 흡연 및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후두암이 가장 흔하지만, 최근 10년간 HPV와 관계된 암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경부암 중에서 가장 흔한 암은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후두에 발생하는 후두암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며 "△특별한 징후 없이 6주 이상 목소리가 변한 경우 △3주 이상 입속의 궤양이 낫지 않는 경우 △구강 점막에 생기는 적백색 반점 △3주 이상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그는 “스마트폰 전자파가 두경부에 암을 유발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스마트폰 전자파는 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킬 정도로 충분히 크지 않기 때문에 암과의 관계를 발견하기 어렵다”며 "이비인후과에서 코를 통한 내시경으로 간단하게 진단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수술을 해야할 경우 경구강 내시경 수술과 로봇 수술이 대표적이다. 두경부암 중 편도나 혀뿌리에 생기는 암과 초기 단계의 후두암, 하인두암 등에는 경구강 내시경 수술과 로봇 수술이 가능하다. 내시경 수술은 전통적인 개방형 수술이나 방사선치료에 비해 치료 기간이 짧고 의료비용도 저렴하다.
하지만 내시경이 닿기에 너무 깊은 곳에 암이 있거나, 각도가 맞지 않는 경우 로봇 수술이 효과적이다. 경구강 로봇 수술은 입안으로 로봇의 내시경을 사용해 목 안 깊숙한 곳에 위치한 수술 부위를 확대해 관찰하면서 병변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김 교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주사가 자궁경부암 예방주사로 알려져 있지만, 두경부암의 예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남녀 모두 HPV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상에서 두경부암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과 금주"라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