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시장 반응
전세금 차액 7000만원 내외일 때 금리 4%에 1억7500만원까지 대출
정부 "역전세난 대부분 해소될 것"... 은행권 "연체율 등 건전성 악화 우려"
전세금 차액 7000만원 내외일 때 금리 4%에 1억7500만원까지 대출
정부 "역전세난 대부분 해소될 것"... 은행권 "연체율 등 건전성 악화 우려"
■집주인 대출 한시적 규제완화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규제완화에 따라 전셋값 하락으로 전세금 반환이 지연돼 주거이동이 제약되거나 전세금 미반환 우려로 불안해하는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원활히 돌려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책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40%는 제외되고,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총부채상환비율(DTI) 60%가 적용되면서 대출한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역전세로 평균 전세금 차액이 7000만원 내외인 경우 대출 없는 개인 임대인은 대출금리 4.0%, 30년 만기로 자금을 빌리면 기존보다 최대 1억7500만원까지 대출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5채를 보유한 임대사업자는 대출금리 4.0% 적용 시 최대 3억7500만원까지 대출한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존에 대출이 있는 경우 등 임대인의 상황에 따라 대출한도는 바뀔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역전세로 인한 '전세금 차액'에 대해 지원하는 것인 만큼 대부분은 이번 규제완화 범위 내에서 해소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의 목적은 경기 변동에 수반되는 역전세가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대출 규제완화를 통해 역전세로 여러움을 겪고 있는 임대인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에서는 안 그래도 높은 가계부채가 더 늘어 연체율 관리가 어려워질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올 하반기 리스크 관리를 가장 큰 숙제로 꼽는 은행들에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규제완화로 대출이 늘어나도 추가 이자이익보다 연체율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달갑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대출한도 내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이들의 대출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규에 맞춰 관리를 하겠지만 아무래도 우량한 차주라고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계빚, 쌓은 데 또 쌓는다
이미 올 하반기 가계부채가 금융권 주된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와 연체율은 동반상승하는 추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4월 말 677조4691억원에서 지난 20일 기준 678조5700억원까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이 이 기간 3조3570억원(508조9827억원→512조3397억원) 불어나 증가세를 견인했다. 5대 은행의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0.29%로 지난해보다 0.12%p 뛰었다. 특히 가계대출의 연체율이 지난해 6월 말 0.14%에서 올해 6월 말 0.25%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다만 금융권은 이번 규제완화로 인한 실질적 가계부채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차주가 제한됐고, 그중 일부만 대출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또한 담보가 있는 대출이고, 1년만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낮다는 진단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기본적으로 '전세금 차액'에 대해 대출을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며, 불필요한 반환대출 수요는 여러 제도적 장치들을 통해 차단할 예정"이라며 "이번 조치로 인해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김동찬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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