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직 해군 조종사 2명이 26일(이하 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서 비행 중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목격하는 일은 흔하다면서 정부가 관련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하원 청문회에 참석한 미 해군 전투기 전 조종사 2명과 공군 출신인 미 군사정보 전 담당자는 이날 증언에서 흔히 UFO라고 부르는 '미확인 이상 현상(UAP)' 관련 내용들을 정부가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조종사 2명은 비행 중 UAP 현상을 자주 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군 조종사들과 민간 조종사들 사이에서는 인간이 만들어내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물체를 접하는 일이 흔하다고 증언했다.
또 전직 정보 관계자는 증언에서 자신은 미 정부가 인류가 만든 것이 아닌 비행물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숨기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미 공군 UAP 위원회 패널이었던 데이비드 그러시는 이날 청문회에서 연방정부가 인류가 만들지 않은 비행체를 확보했지만 이를 의회와 대중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시는 자신이 UAP 패널로 있던 당시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추락한 UAP를 미 정부가 회수했으며, 분해를 통해 원리를 파악하는 이른바 리버스엔지니어링이 수십년 동안 진행돼 왔다는 정보를 접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그 프로그램에 관해 좀 더 알고자 했지만 이후 접근이 차단됐다고 덧붙였다.
그러시는 당시 자신이 취득한 정보를 상관에게 보고했다면서 다수의 장군들이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4년에 걸쳐 증인 40명을 인터뷰했다면서 이를 토대로 현재 미 정부가 UAP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라이언 그레이브스와 데이비드 프레이버도 이날 비슷한 내용을 증언했다.
해군에서 10년 넘게 복무한 그레이브스는 UFO를 목격하는 것이 드물지 않다면서 "군 조종사들과 민간항공 조종사들은 이런 현상을 자주 목격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종사들은 군인이건 민간인이건 간에 비행물체를 정확히 판명하는 것이 목숨을 좌우하는 이들이어서 이를 식별하는 훈련을 받은 이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레이브스는 자신이 버지니아주 버지니아비치 연안에서 훈련 비행 도중 UAP를 목격했다면서 당시 전투기 2대가 "내부가 투명한 암회색, 또는 검은색 정육면체"와 조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물체가 선두 전투기 약 15m 이내까지 접근했다면서 직경이 1.5~4.5m 정도 되는 물체였다고 말했다.
그레이브스는 이때문에 작전이 취소됐고, 편대가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 내용이 공식화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UAP와 하늘에서 조우하는 일이 너무도 흔해 조종사들은 비행전 브리핑에서 UAP를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논의도 한다고 말했다.
해군 대령 출신인 프레이버도 자신이 2004년 샌디에이고 연안에서 UAP를 목격했다면서 작전 항공 통제사로부터 이 물체가 지난 2주 동안 관측됐으며 24km(8만피트) 상공에서 급강하해 6km(2만피트)까지 고도가 떨어지곤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또 6km까지 고도를 낮춘 비행체가 수시간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곧바로 치솟았다는 말도 들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프레이버는 자신이 UAP를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접근하자 이 비행체가 "급격하게 속도를 높여 사라졌다"고 증언했다.
하원 감시소위원회의 이날 청문회는 연방정부가 UAP라고 부르는 UFO와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연방정부가 최근 UAP와 관련한 일부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감춰둔 정보가 많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청문회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가 관련 정보 공개를 위해 관련 현상을 조사하는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추가 정보 공개 계획도 세우고 있지만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글렌 그로스먼(공화·위스콘신) 하원 의원은 "UAP와 관련한 투명성 결여가 수십년간 온갖 추측과 논란에 불을 지폈다"면서 "시민들은 자신들에게 봉사하고 자신들을 지켜야 할 바로 그 기관들에 대해 점점 신뢰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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