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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새내기주의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400%로 확대되면서 공모시장이 달아오른 가운데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물량을 받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락업(의무보유확약)을 기피하면서 차익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가격제한폭 확대가 기관·외국인 좋은 일만 시켜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파로스아이바이오는 공모가(1만4000원) 대비 37.64% 급락한 873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6일 상장한 버넥트는 상장 당일 공모가(1만6000원) 대비 26.88% 하락한데 이어 이날도 7.09% 떨어진 1만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24일 상장한 뷰티스킨은 첫날 공모가(2만6000원) 대비 25.38% 올랐으나 이후 2거래일 동안 약 38%가 빠지며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이들의 급락 원인으로 기관과 외국인의 락업 물량이 현저하게 적다는 점이 거론된다. 실제 파로스아이바이오의 기관·외국인 배정물량은 전체 공모주의 75%(105만주)로 이 가운데 미확약 물량이 89.1%(약 91만주)에 달한다. '6개월 이상 보유하겠다'는 약속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버넥트와 뷰티스킨도 비슷한 처지다. 버넥트의 기관·외국인 배정물량은 전체 공모주식의 75%(144만주)로, 락업이 없는 미확약 물량이 79.85%(114만주)다. 뷰티스킨도 전체 공모주식 수의 약 59%가 기관·외국인 배정물량이었고, 미확약 물량은 61%(16만1629주) 수준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상장 첫날 주식을 팔아치우며 차익실현에 성공했지만 개인들은 고스란히 물량을 떠안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기관과 외국인은 상장 첫날 파로스아이바이오 주식을 각각 11억원어치, 65억원어치 팔았다. 버넥트도 기관이 8억원, 외국인이 334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고, 뷰티스킨은 각각 9억원어치, 6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파로스아이바이오와 버넥트를 각각 160억원, 490억원 순매수했고, 뷰티스킨 역시 12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한투연) 대표는 "투자는 개인의 영역이고, 가격제한폭을 확대한 이유와 필요성도 분명하지만 현재 공모주 시장은 개인에게 불리한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외국인과 기관은 공모가에 사서 상장 직후 보유한 물량을 상장 직후 빠르게 털고 나가는 것이 가능하나 개인은 가격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매매체결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서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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