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끓는 지구 시대로
30일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이달 7일 기록한 세계 평균 기온은 17.24도로 역대 최고였던 2016년 8월 16일의 16.94도를 넘어섰다. 지난달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6월이었고, 7월 첫째 주도 가장 더운 한 주를 기록했다.
세계 평균 기온은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다.
2020년 평균 기온은 1850~1900년 평균 기온에 비해 1.1도 높았다. 유럽에서는 2012~2021년 사이 육지 평균 기온이 1.9도나 올랐다. 유럽 연구팀은 2022년 5월말부터 3개월 동안 6만1000명 이상이 폭염으로 사망했다고 보고 있다.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 등으로 이미 기온이 상승한 가운데 올해는 4년 만에 발생하는 엘니뇨 현상이 더욱 온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페테리 타라스 WMO 사무총장은 지난 4일 폭염 경고 성명을 내기도 했다.
최근 미국 다트머스대는 엘니뇨로 인한 경제 손실이 2029년까지 최대 3조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폭우나 가뭄이 일어나면 농업과 어업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피해가 생기고 그 영향은 몇 년 후까지 계속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화석연료 의존이 계속되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기온이 4도 상승한다면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인 최대 40억명이 물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온이 2.7도 오를 경우 세계 65% 도시에서 더위 지수가 40도 이상인 심각한 폭염일이 연 1회 이상 발생하게 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global boiling)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기후변화 현상이 진행 중이고, 두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다만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고, 최악의 상황을 회피할 여지는 남아있다"며 회원국의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아울러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폭염, 홍수, 산불 등으로 이어지는 이상기후가 '뉴노멀'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의 행동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지도자들은 기후변화 대책과 기후정의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선 폭염·가뭄, 저기선 폭우
고온 건조한 기후로 인해 캐나다에서는 매년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매년 삼림 화재로 인한 소실 면적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올 봄에는 캐나다 동부에서 대규모 삼림 화재가 발생했고, 그 연기는 캐나다와 가까운 미국 북부에서 중서부까지 퍼졌다. 대기오염 경보가 발령되면서 1억명 이상의 미국 국민들은 야외활동을 통제받았다. 6월에는 산불 연기가 대서양을 넘어 스페인까지 번졌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40도를 넘는 혹서가 일상화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캐나다에서는 세계 평균의 2배 정도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6월 성명을 통해 "캐나다 산불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유럽과 남미도 '찜통 지구' 속에 있긴 마찬가지다.
스페인 남부에서는 지난 6월 하순 최고 기온이 44도에 달했다. 올해 초부터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저수지 수량은 평균 용량의 30%밖에 남지 않았다. 일부는 6%까지 말라버린 곳도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바르셀로나 국제보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30일부터 9월 4일까지 유럽에서만 더위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6만1672명이었다. 연구소는 무더위로 인해 2030년까지 매년 여름마다 6만8000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하고 2040년에는 9만4000명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멕시코 북서부에서는 6월 말 49도를 기록했다. 멕시코 정부는 6월에 폭염으로 사망한 시민이 104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반대로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 중 수증기가 늘어나 폭우 위험도 높아진다. 일본 기상청 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에서 7월에 내린 3시간 강우량이 130㎜ 이상이었던 폭우는 1976년부터 2020년까지 45년간 약 3.8배 증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