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차가 '민폐주차' 응징하자..머리채 잡고 욕설한 BMW차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31 08:07

수정 2023.07.31 08:07

경차 차주 폭행하는 외제차주. 연합뉴스
경차 차주 폭행하는 외제차주. 연합뉴스


주차선을 넘어온 BMW 차량 옆에 경차가 주차돼 있다. BMW 차주는 차를 못 빼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 연합뉴스
주차선을 넘어온 BMW 차량 옆에 경차가 주차돼 있다. BMW 차주는 차를 못 빼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공용 주차장에서 두 칸에 걸쳐 비스듬하게 ‘민폐’ 주차를 한 외제차 차주가 본인 차량 옆에 바짝 주차해놓은 경차 차주에게 폭력을 행사해 검찰에 넘겨졌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남 아산에 사는 경차 차주 A씨는 지난 5월 24일 오후 11시쯤 한 공용 주차장 경차 구역에서 비스듬히 주차해 선을 넘은 BMW 차량을 발견했다.

A씨는 이에 경차 구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자신의 차량을 주차했고 선을 넘어온 BMW 차량은 빼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차를 뺄 수 없었던 BMW 차주 B씨는 다음날 경찰의 도움을 받아 차를 뺀 후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주차 시비를 벌이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고 인근의 한 경찰서 지구대에서 만났다.

당시 CCTV에 따르면 B씨는 A씨를 보자마자 언성을 높이며 밀치고 머리채를 잡아끌고 지구대 안으로 들어갔다.
B씨는 지구대 안에서도 A씨의 머리채를 잡았고, 경찰의 제지에도 A씨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B씨에 비해 매우 왜소했던 A씨는 별다른 저항을 못 했다.

A씨는 “주차장이 밤에는 한가하지만, 아침이면 차들이 몰려 주차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차선을 지켜서 주차했다”면서 “B씨가 고성을 지르고 폭력을 행사하며 머리채를 잡아 두려웠다. 자기보다 덩치도 작고 경차 운전자라 만만해 보인 것 같았다”고 했다.

B씨는 “주차할 때 내 차를 포함해 넓은 공간에 3대밖에 없었고 배가 아파 화장실이 급해 주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자리를 떠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A씨의 반말을 문제 삼았다.

B씨는 “처음에 A씨와 전화 통화를 할 때 서로 존댓말을 했는데 A씨가 비아냥대듯이 반말로 문자를 보내오고 만나고 나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더 화가 났다”며 “(A씨가) 인터넷 카페 등에 나의 차량을 번호판도 가리지 않은 채 그대로 올려 공개 망신을 주었다. 이 때문에 내 차를 못 타고 렌터카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B씨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B씨는 A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맞고소하겠다고 나섰다.

한편 이번 사건에선 경찰의 부실대응 논란도 일었다. B씨가 지구대 안에서도 A씨를 폭행했지만, 경찰들이 태연하게 걸어와 두 사람을 떼어놓았다는 것이다. A씨는 “경찰에게 ‘부실 대응 관련해서 사과할 생각 없냐’고 묻자, 해당 경찰은 ‘제가 뭘 잘못했죠? 전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고 토로했다.


문제의 경찰은 현재 청문감사인권관실에서 부실 대응으로 조사받고 있으며, 가해 차주는 폭행 등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아산경찰서 측은 “가해 남성이 지구대 안으로 들어온 뒤 머리채를 놓았고 이후 추가적인 폭행은 없었다”며 “당시 경찰관들은 두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분리시키고 추가 폭행을 제지했으며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지구대 의자에 앉게 한 후 차분히 자초지종을 파악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해 차주에게 처벌의사를 물었으나, 경찰서에 정식으로 고소장을 접수시키겠다고 해서 절차에 따라 안내하고 종결했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