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포화에도 톡신 참전 잇따라
국내시장 제살 깎기 경쟁 불가피
R&D 역량 키워 세계서 경쟁해야
해외로 눈 돌린 대웅·휴젤
국내시장 제살 깎기 경쟁 불가피
R&D 역량 키워 세계서 경쟁해야
해외로 눈 돌린 대웅·휴젤
■2000억 시장에 품목허가 제품 10개
7월 3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보툴리눔 제제를 허가받은 업체는 9개, 품목허가 제품은 10개다. 초기 플레이어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휴젤 외에도 2020년을 전후로 크고 작은 업체들이 톡신 경쟁에 잇달아 합류하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1570억원에서 매년 10% 이상 성장해 지난해 19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21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톡신 시장이 유망하지만 시장의 성장 속도를 뛰어 넘을 정도로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최근 제테마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제테마더톡신'의 국내 임상 3상을 마쳤고, 내년 상반기 품목허가를 받아 하반기에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비엔씨의 '비에녹스', 메디카코리아의 '톡스나인' 등도 국내 품목 허가를 앞두면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경쟁 격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톡신 시장에 대해 "한정된 시장에 시장 참여자가 증가하면서 경쟁이 심해졌고, 결국 제 살을 깎아먹는 식의 저가 경쟁, 균주를 둘러싼 법적 공방도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00원 규모의 국내 시장에서 아웅다웅하기보다는 연구개발(R&D)를 강화해 해외 시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개별 업체들의 장기적인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치열한 내부 전투가 진행 중인 국내 시장에 비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8조3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사실상 엔데믹으로 접어 들면서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톡신 제제가 미용 외에 각종 질환 치료에 적응증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활용성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톡신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의 앞선 주자들은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고, 수익성이 높은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아시아기업으로는 최초로 진출했다. 대웅제약의 톡신 제품인 '나보타'는 최근 2년 동안 62%의 매출성장을 올렸고 시장점유율은 10%까지 올랐다. 나보타 판매 파트너인 에볼루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1926억원을 판매했다. 나보타는 현재 62개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았고 80여개국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
휴젤은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20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휴젤은 중국 시장의 특성에 주목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해 진출 첫 해에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했다. 비싼 미국산 제품과 싸지만 안정성이 낮은 중국 제품 사이에서 틈새를 공략한 것이다. 휴젤은 지난해 매출 281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025억원으로 1000억 고지를 넘겼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개척한 메디톡스도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디톡스는 최근 액상형 톡신 제제 'MT10109L'의 임상 3상을 끝마치고 관련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고, 연내 미 식품의약국(FDA)에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서(BLA)를 제출할 예정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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