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잔 정도의 적은 알코올 섭취도 혈압을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혈압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CNN은 7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의학저널 고혈압(Hypertension)에 발표된 새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논문 주저자인 이탈리아 모데나대 전염병·공중보건 교수 마르코 빈체티 박사는 "술을 아예 입에 대지 않는 이들에 비해 조금이라도 술을 마시는 성인에게서는 그 어떤 긍정적 효과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알코올을 조금이라도 흡수하면 술을 아예 안 마시는 이들이 누리는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은 남녀 모두에게서 수축기 혈압을 수년 동안 끌어올렸다.
알코올은 비록 소량만 체내에 들어가도 확장기 혈압 역시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남성에게만 영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축기 혈압은 높은 혈압을, 확장기 혈압은 낮은 혈압을 가리킨다. 정상적인 혈압은 수축기 120mmHG 이하, 확장기 80mmHG 이하이다.
세계고혈압협회(WHL) 회장이자 미국 뉴올리언스 튤레인대 공중보건·열대의학대학원의 글로벌공중보건 학과장인 논문 공동저자 폴 웰튼 박사는 알코올이 수축기, 확장기 혈압 모두에 위험을 초래하지만 두 혈압 가운데 특히 수축기 혈압이 성인에게 더 위험하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빈체티 박사는 알코올이 혈압을 끌어올리는 단일 요인은 아니지만 혈압을 끌어올리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알코올을 제한하라고 의사들이 권고하고 있지만 더 나은 방법은 아예 알코올을 입에 대지도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로라도주 덴버의 호흡기질환 전문 병원인 내셔널쥬이시헬스의 심혈관질환 예방학과장 앤드류 프리먼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알코올도 혈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발견됐다"면서 "이번 연구는 알코올은 그 어떤 양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또 다른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1997~2021년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 발표된 7개 연구 논문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20~27세 사이의 1만9000여 성인들로 이전 5년 동안 알코올 중독, 과도한 음주, 심장질환, 당뇨병, 또는 간질환 등을 겪지 않은 이들이 표본이었다.
연구진은 알코올의 양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시간을 나눠 분석했다.
하루 평균 12g 알코올을 마실 경우 수축기 혈압이 5년에 걸쳐 평균 1.25mmHG 상승했다.
그러나 하루 48g 알코올을 섭취하면 술을 마시지 않는 이들에 비해 수축기 혈압이 5mmHG 가까이 높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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