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국의 최대 규모 항공사 '브리티시 에어웨이스(BA)'에서 12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기내식으로 KFC 프라이드치킨을 제공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같은 달 23일 중남미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에서 런던으로 향하던 BA252편 여객기 승객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12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에서 부실한 식사를 제공받은 것이다. 당시 BA 252편은 승객 수만큼 기내식을 싣고 있었지만 냉장 상태가 좋지 못했다고 한다. 더운 날씨에 음식이 상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승무원들은 결국 기내식 전량을 폐기 처분했다.
그러나, 장거리 비행에서 승객들에게 기내식 제공은 필수 항목이다. 이에 승무원들은 경유지인 바하마 나소 공항에서 급히 현지 KFC를 수소문해 기내식을 대체할 프라이드 치킨을 구매했다.
이후 승무원들은 전용 트롤리 대신 KFC의 대형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집개로 치킨을 하나하나 집어 승객에게 나눠줬다. 하지만, 급하게 주문한 터라 양이 넉넉지 않은 나머지 승객 한 명에게 전달된 치킨 조각은 고작 1~2개에 불과했다.
해당 기내식은 일반석 외에도 비즈니스석과 일등석 승객들에게도 동일하게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는 착륙 후 부실한 기내식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다과 교환권을 줬다고 한다. 항공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고객들에게 완전한 식사를 제공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닭의 날개와 깃털에 빗대 농담조로 "우리는 날개를 달아야 했다.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ruffled any feathers)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승객들은 "치킨 1조각과 음식 교환권은 말도 안 되는 처우다", "항공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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