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한 경찰 모욕·경찰서 물건 손상 혐의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정철민 부장판사)은 지난 20일 공용물건손상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8)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6일 오후 1시 7분 서울 소재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서 갑자기 화가 난다는 이유로 119구급차의 오른쪽 사이드미러를 손으로 때려 손상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자신을 제지하자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욕설하며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경찰서로 연행된 A씨는 경찰서 유치장 내 공용 물건을 손상한 혐의도 추가됐다. 이날 오후 7시 19분께부터 8시 20분까지 그는 위생 상태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화장실 변기 덮개를 손으로 잡아 뜯고, 답답하다며 문 쿠션을 잡아 뜯었다.
A씨는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의사나 능력이 떨어진 상태였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각 범행의 내용, 범행 경위 및 수단과 방법,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그리고 수사기관에서의 피고인의 진술태도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양극성 정동장애 등의 증세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죄질이 좋지는 못하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자백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손상된 공용물건에 대한 배상을 완료한 점 △피고인이 벌금형으로 1회 처벌받은 전력 이외에 다른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정신건강이 좋지는 않은 점 △피고인의 어머니가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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