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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달 국내 증시 변동성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증시의 자금을 흡수해온 2차전지 관련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증시 전반에 영향을 준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추종 매매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7월 VI 5000회 육박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변동성 완화장치(VI)는 총 4813회 발동됐다. 1거래일 평균 229회가 발동된 셈이다. 지난 6월(3310회)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45% 급증한 수치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125회, 코스닥시장에서 3687회를 기록했다.
변동성 완화장치는 개별 종목 주가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시장에서는 가격 변동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주가가 직전 체결가 또는 전일 종가보다 일정 수준 이상 변동되면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주가 급변을 일시적으로 완화한다.
올해 전체로 기간을 늘려 봐도 단연 최고치다. 1월 2986회, 2월 2739회로 월간 3000회를 밑돌던 변동성 완화장치 발동 횟수는 3월 3992회, 4월 4561회로 늘어나다 5월 이후 다시 감소세였다.
개별 종목으로 살펴보면 2차전지주의 발동 횟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발동한 종목은 금양으로 7월 한 달 간 총 32회 발동됐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하루에 13회가 발동되며 53.72%(12만6200~19만4000원)의 주가 변동폭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LS네트웍스가 14회를 기록했고,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퓨처엠은 각각 16회, 11회 발동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포스코DX의 발동 횟수가 27회로 최다였다. 실제로 포스코DX는 지난달 20일 하루 16.07% 급등한 후 지난 27일 19.86% 급락하는 등 높은 변동폭을 보였다. 또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12회를 기록했다.
■"변동성 이어질 것" vs. "변동성 정점 찍어"
전문가들은 "높은 변동성에 따른 위험성이 여전하다"며 추종 매매를 자제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7월 동안 5000회에 육박하는 변동성 완화장치가 발동됐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편으로 볼 수 있다. 그만큼 가격변동성이 커졌다는 의미"라며 “2차전지 열풍에 따른 급등락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증시 방향에 불안감이 높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급락에 대한 위험성을 감안해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짚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국내 증시를 보면 남들이 사기 때문에 따라 사는 추종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결국 주가는 본질 가치를 수렴하면서 과대평가가 됐을 경우 제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어 불안감에 하는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변동성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현기 DB금융투자 파트장은 “7월은 2차전지에 과도한 쏠림이 발생하면서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졌다”며 “최근 과도한 쏠림이 균형을 맞추면서 해소되는 모습을 보였고, 과거에도 변동성을 보인 후 다시 원래 궤도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가치주와 성장주가 함께 자리를 찾고 올라가는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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