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해킹 위험에 노출된 커브(CRV) 코인이 국내 일부 거래소에서만 폭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킹 당했는데...빗썸에서 7배 올라
커브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1일 오후 5시 기준 2061원에 거래되는 중이다. 커브는 전날(7월31일) 오후 빗썸에서 7500원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폭등 전인 7월31일 오전 9시에 890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커브의 폭등은 코인원에서도 일어났다. 코인원에서 커브 코인은 7월31일 3000원대로 폭등했다가 8월1일 새벽 4000원으로 고점을 찍고 오후 5시 기준 209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플랫폼에서는 7월31일 이후 가격이 하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7월30일까지 930원대를 유지하다가, 7월31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8월1일 오후 640원대로 30%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코인게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커브 파이낸스는 해킹 공격으로 약 7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데스크는 "커브 익스플로잇(취약점 공격) 사태로 CRV 토큰이 하락하며 커브 창립자가 보유한 담보가 청산될 위험에 처했고 이 경우 디파이 생태계 전체가 위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빗썸 또한 "커브 파이낸스 내 스테이블 코인 풀 일부에서 취약점이 발견됐다"며 "가상자산의 시세 변동성 증대가 우려되어 커브(CRV)에 대한 투자에 특히 유의해 주기 바란다"고 공지한 바 있다.
해킹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부분의 국내외 거래소에서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빗썸과 코인원 등에서는 급등을 한 것이다.
"'가두리 펌핑'이 커브 급등 일으켜"
커브코인 가격이 일부 거래소에서 높게 형성된 이유로 '풍선 효과', ‘가두리 펌핑(상승)’이 이유로 거론된다.
가두리 펌핑이란 코인 입출금 중단에 따라 거래소 간 코인 이동이 막히면서 일부 거래소에서만 코인 시세가 급등하는 현상이다.
통상 코인 가격은 전 세계 거래소 간 차익 거래를 통해 가격이 조정된다. 입출금이 원활해야 코인 가격이 비슷한 가격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다른 거래소에서 입출금이 중단 상황에서, 일부 거래소 내 물량으로만 가상자산을 매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입출금이 막힐 경우, 소위 '세력'으로 불리는 '고액 투자자(고래)'들이 자전 거래 등을 통해 가격을 올릴 수 있다. 이런 경우 투자 유의가 필요하다.
비트코인, 3700만원대로
'커브 해킹' 충격으로 비트코인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일 오후 17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53% 내린 3722만4581.92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총 2위 이더리움은 1.69% 떨어진 236만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귀금속 전문 매체 킷코닷컴은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 아래서 고전 중이라면서, 강세론자와 약세론자들이 계속해서 싸우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트레이딩뷰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은 가격을 2만9600달러선까지 밀어 올렸지만 저항선을 뚫지 못하고 다시 지지선인 2만9200달러선으로 내려왔고, 이제는 약세론자들이 가격을 더 아래로 짓누르는 상황이다.
킷코닷컴의 선임 애널리스트 짐 위코프는 "단기적으로 강세론자와 약세론자들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라며 "당분간은 횡보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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