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자원회수시설...폐기물 에너지로 재생산해 지역에 공급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가 정부의 '2030년 폐기물 직매립 금지 정책'에 맞춰 '신규 자원회수시설(소각장) 설치'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을 방문 중인 강기정 광주시장 등 광주시대표단이 세계 최고 자원회수시설로 꼽히는 덴마크 코펜하겐 '아마게르 바케(Amager Bakke)'를 시찰했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대표단은 지난 7월 31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자원회수시설인 '아마게르 바케'를 둘러보며 관계자들과 친환경 소각시설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광주시는 신규 자원회수시설이 △주민친화 △친환경 △지역명소 요건 등을 갖춰 혐오·기피시설이 아닌 주민과 환경친화형 시설로 건립할 방침이다.
주민을 위한 문화·체육·여가 공간 조성은 물론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생산·회수 극대화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이 가능한 방향으로 추진한다. 특히 건축물(디자인)·부지·굴뚝·폐열 등을 광주의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등 주민 기대시설로 건립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난 4월 25일부터 6월 23일까지 폐기물처리시설(소각) 입지 후보지를 공개 모집해 총 6곳이 유치신청을 했으며, 14명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아마게르 바케'를 찾은 광주시대표단은 발전소 운영사인 ARC열병합발전소 관계자로부터 폐기물처리 전 과정과 연소가스 처리를 위한 3단계 최첨단 설비 도입 등 환경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친환경 시설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이후 1시간 가량 매연처리설비, 소각로, 탄소저감장치(8월 말 완공 예정) 등 시설 전반을 시찰했다.
특히 첨단 시설인 매연처리(저감)설비가 눈길을 끌었다. '아마게르 바케'는 '매연을 씻어낸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해로운 물질 제거에 초점을 맞춘 친환경 설비를 갖췄다.
'아마게르 바케' 관계자는 "비용과 시간을 들여 현재 기술로 제거할 수 있는 최대치의 오염물질을 처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시가 새롭게 지을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은 '아마게르 바케'처럼 주민친화형 친환경 시설이자 도시의 명소인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후대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시설인 만큼 경제적 이득은 물론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완성도 높은 시설로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마게르 바케'는 평지가 대부분인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도심 한가운데 언덕처럼 우뚝 솟은 거대한 인공 건축물로, 전 세계 대표적 친환경 소각시설이자 지역 랜드마크화에 성공한 시설로 꼽힌다.
코펜하겐을 비롯한 인근 지역의 주민 65만여명과 사업장 6만8000곳에서 발생하는 연간 40만t에 달하는 폐기물 중 약 58%를 소각하며, 유리·플라스틱 등 39%는 재활용한다. 폐기물 소각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해 15만여 가구에 공급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폐기물을 대신 처리하며 경제효과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코펜하겐 탄소중립 정책'의 하나로 지난 2017년 만들어진 '아마게르 바케'는 건축 당시 어떻게 하면 주민에게 유용한 시설이 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지역에 스키장이 없는 점을 감안해 옥상에 정상높이 85m, 슬로프길이 450m의 스키장과 인공암벽장 등 여가시설을 갖추는 발상의 전환으로 많은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특히 '아마게르 바케'는 지난 2011년 기획 당시부터 40여년이 지나 한계 수명이 임박한 소각시설에 첨단 정화시설을 도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민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여가시설을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한다.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시설이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그 결과 현재 '아마게르 바케'는 연 5만명이 찾는 지역 명소가 됐다.
구릉지나 산이 없는 덴마크에 직접 산을 짓고, 기피시설을 오히려 관광명소로 만든다는 대담한 발상은 매우 신선했으며, 발전소 지붕 위를 걸으며 스키를 타고 활강하는 생동감으로 도시에는 활력이 솟구치게 됐다는 분석이다.
'아마게르 바케' 관계자는 "쓰레기를 소각해 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고, 재활용과 재사용에 초점을 맞춘 안전한 소각시설을 고민했을 뿐만 아니라 멋진 건축 디자인과 스키장 등 여가시설로 주민 거부감을 없애고, 매연 등 오염물질을 최소화한 단연코 세계 최고의 시설이라고 자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발상의 전환 덕분에 주민들이 원해 지어졌고, '아마게르 바케'는 누구에게나 환영을 받는 시설이 됐다"면서 "주변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으로써 수요가 높아진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