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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쿠데타 세력, 침공 위협에도 퇴진 거부...서방 탈출 시작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3 11:23

수정 2023.08.03 11:23

니제르 쿠데타 세력, 이웃 국가들의 군사 개입 위협에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주장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2~4일 회의에서 군사 개입 논의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 니제르 철수 시작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국방장관들이 2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니제르 상황을 논의하기 전에 사진을 찍고 있다.EPA연합뉴스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국방장관들이 2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니제르 상황을 논의하기 전에 사진을 찍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아프리카 니제르의 쿠데타 세력이 주변국의 무력 개입 위협에도 쿠데타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이미 니제르에서 자국민 철수에 나섰다.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니제르의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은 니제르 독립기념일 전날인 2일(이하 현지시간) TV 연설에 나섰다. 그는 "니제르 내정에 대한 어떠한 간섭도 거부한다"며 "그 어디에서 오더라도 그 어떠한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하라 사막 이남 반건조지대(사헬)에 위치한 니제르에서는 지난달 26일 티아니를 비롯한 경호 부대가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억류했다. 티아니는 ‘조국수호국민회의(CNSP)’를 조직한 뒤 스스로 국가 원수에 올랐다.

서아프리카 15개국이 모인 협의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같은달 30일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쿠데타 관련자들을 제재했다. 동시에 쿠데타 세력이 1주일 안에 니제르 헌정을 복구하지 않으면 무력 개입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티아니는 연설에서 "CNSP는 제재를 전반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재가 냉소적이고 대단히 부당하다"며 니제르 국방·치안력에 굴욕감을 주고 나라를 통치불능에 빠뜨리려고 설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ECOWAS 국방장관들은 1주일 시한 종료에 앞서 2~4일 나이지리아 아부자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1960년까지 프랑스 식민지였던 니제르는 쿠데타 직전만 해도 서방에 가까운 국가였다. 현지에서는 1500명의 프랑스군과 1100명의 미군이 대테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니제르 인근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민간 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은 쿠데타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는 러시아 국기를 든 시위대가 프랑스 대사관 인근에서 쿠데타 지지 시위를 벌였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지난달 31일 발표에서 니제르 쿠데타 정부에 대한 군사 개입이 발생하면 자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쿠데타 직후 국제 원조를 중단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니제르는 국제 사회로부터 매년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의 개발 지원을 받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에 따르면 프랑스는 1일부터 3대의 군용기로 최소 736명을 철수 시켰다. 이탈리아 군용기 1대도 니제르에서 99명을 태우고 2일 로마에 도착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니아메에 있는 자국 대사관에서 비상인력이 아닌 직원과 가족을 출국하도록 하는 부분 대피령을 내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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