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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노인 분노 달래는 사이… 경로당 냉방비 지원 나선 與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3 18:48

수정 2023.08.03 18:48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대한노인회 방문해 직접 사과
'사퇴설'에는 선 그었지만...당내 "분위기 안좋다" 비관론
윤재옥 국힘 원내대표는 오세훈 시장과 경로당 방문
"폭염지원금 10만원씩 지원"...'노인 존중' 기조로 차별화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오른쪽)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노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사과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과 면담 중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때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오른쪽)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노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사과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과 면담 중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때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 후폭풍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여당은 대야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 노인층 복지 지원 카드를 내미는 틈새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은경 위원장을 비롯해 박광온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사과 표명으로 '수습 모드'를 최대한 가동중이지만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있다. 야권 일각에선 혁신위의 동력이 이번 논란으로 상당부분 상실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일요일 청년 좌담회에서의 발언과 비판에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열린 20·30세대 청년과 좌담회에서 과거 자녀와 대화 내용을 언급하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 자기(자녀) 생각이었다"며 "되게 합리적이지 (않나)"라고 발언한 지 나흘 만이다.

김 위원장은 공식 사과 직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직접 사과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대한노인회를 찾아 당 차원 사과 입장을 거듭 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혁신의 의지는 그대로 간다'며 사퇴설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연이은 위원장발(發) 설화에 혁신위를 비토하는 당내 정서가 만만찮은 상황이다.

안민석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혁신위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분위기는 사실 갈수록 안 좋은 것 같다"며 "(의원들 단체 텔레그램방에서) 사퇴하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전권이 없는 혁신위에 처음부터 기대가 없었다"며 "계속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보니 정말 가망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면서 혁신위에 대한 회의감을 내비쳤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 세번째)가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첫번째)과 함께 3일 서울 종로구 동원경로당 무더위쉼터를 방문해 폭염 대비 간담회 전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 세번째)가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첫번째)과 함께 3일 서울 종로구 동원경로당 무더위쉼터를 방문해 폭염 대비 간담회 전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대한 노인층의 불쾌감이 커진 틈을 타 노인 표심 잡기 행보에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서울 종로구 동원경로당 무더위쉼터를 찾아 전국 6만8000여개 경로당에 폭염 지원금을 각 10만원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이 나서 기획재정부 및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를 통해 노인 지원책을 마련한 것이다.

함께 경로당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밤잠 못 주무실 때 여기서 에어컨 빵빵하게 트시라"며 "부족하면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원활한 경로당 운영을 위해 내년도 예산 확보에도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경로당 방문 일정은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 이전에 계획했던 만큼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노인 존중과 적극 지원' 기조로 민주당과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윤 원내대표는 "어르신들의 희생과 노력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최선을 다해서 모시겠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치욕 발언'을 부각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윤석열 밑에서 금융위원장 부원장 임기를 마치는 게 치욕스러웠다'는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그렇게 치욕스러웠다면 중도 사퇴하는 것이 떳떳한 태도였을 텐데 연봉 3억을 꼬박 다 챙기고 나서 이게 무슨 염치없고 위선적인 망발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통령' 직함 생략에 대해서도 "무례하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사과에 대해선 "당연히 해야 할 사과를 한 것"이라고 짧게 평했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의 책임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직접 물었다.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에 "자신이 삼고초려 끝에 초빙해온 보물 같은 인물이 이렇게 현란한 플레이를 하고 계신데, 이 대표는 오불관언"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도 국민적 공분이 큰 사건인 만큼 이 대표가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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