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면서 외신들도 잇따라 피해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영국, 미국 등 대규모로 대원을 파견한 참가국들은 현장에 외교관들을 파견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잼버리 조직위’의 부실 운영이 국제 문제로 비화할 조짐까지 보인다.
지난 3일 영국 외교부는 이날 새만금 현장에 외교관들을 파견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SNS와 외신 보도를 통해 새만금 현지의 열악한 상황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의 항의가 잇따라 영사를 급파한 것이다.
외교관들은 “영국 외교부 차원에서도 이번 일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대회 조직위와 우리 정부에 안전을 위한 최대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역시 “대사관 직원들이 미국 대표단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며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행사가 간척지에서 열리다보니 더위를 피할 자연 그늘이 거의 없고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3일(현지시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지난 1일 개막한 잼버리에서 첫날부터 40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며 “그중 상당수는 야영지 임시 의료시설에서 치료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어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행사가 열린 전북 기온은 섭씨 35도에 달했다”며 “참가자 대부분은 14~18세였고, 유명 탐험가인 베어 그릴스(49)를 비롯한 성인들도 많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번 행사 개영식을 위해 방한한 영국 탐험가로 일명 ‘생존왕’으로 불리는 베어 그릴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잼버리 폭염 속 온열환자가 속출한 것과 관련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것을 권하며 “덥다. 서로를 돌봐달라”고 적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한국이 장기간의 폭염과 씨름하면서 잼버리 참석자 수백명이 앓아누웠다”며 1일 400여명에 이어 2일 20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적었다.
특히 이번 행사가 8.8㎢ 넓이의 간척지에서 개최됐다는 점을 짚으며 “자연 그늘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 자원봉사자가 인터뷰를 통해서는 “그늘에 있어도 엄청나게 덥다”며 “바람도 거의 불지 않는다”고 호소했다고도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 출신 학부모 크리스틴 세이어스는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텐트가 준비되지 않아 아들이 바닥에서 자야 했다”며 “스카우트의 모토는 ‘준비하라’(Be Prepared)인데 주최 측은 어떻게 이 정도로 준비가 안 돼 있나. 아들의 꿈이 악몽처럼 보여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AP 통신 역시 잼버리를 광대하고 나무가 없는, 더위를 피할 곳이 부족한 지역에서 개최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잼버리는 세계 158개국에서 온 청소년 4만3천명이 참여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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