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교사가 이른바 '연필사건' 이외에 다른 학생의 문제행동으로도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교육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서울특별시교육청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연필사건에 등장하는 두 학생 말고 지속적으로 기록이나 면담에서 등장하는 학생이 2명 더 있다"고 밝혔다.
연필 사건은 지난달 12일 A씨 학급의 한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어서 상처를 입힌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 이후 관련 학생 학부모는 A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화를 낸 것으로 알려져있다. A씨는 해당 학부모가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동료 교사에게 말했다.
이날 장 차관의 발표와 연필사건을 종합하면 A씨는 최소 4명의 문제 행동 학생으로부터 심정 고통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연필사건과 관련된 학생들이 해당 사건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문제행동을 했다는 정황은 없었다고 한다. A씨가 올해 요청한 10건의 상담 내역 중 2건은 '연필사건' 관련 상담이었고, 6건은 이외 학생 2명과 관련한 상담이었다고 파악됐다.
장 차관은 "동료 교사의 증언에 따르면 학습에서 화를 내고 막말하는 B학생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점이 많이 나와 있다"라며 "학생의 문제행동에 대해 상담하고 지속적으로 옆에서 동료 교사가 위로 해준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C학생이 있는데 이 학생에 대해선 울고 고집부리고 불안 증세를 보여서, 교무실로 데리고 와 교감 선생에게 도움을 요청한 경우가 다수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C학생에 대해선 일종의 보조교사인 학습지원 튜터가 따로 배정됐다고 알려졌다. 동료교사와 학습지원 튜터에 따르면 C학생은 가위질을 하다가 소리를 지르거나 난동을 부린 적이 있고, 2~3일에 한번씩 '선생님 때문이야'라며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를 냈다고 한다.
동료 교사들은 C학생의 학부모가 교사의 상담에 응하지 않고 '집에서는 그러지 않는데 학교에선 왜 그럴까요'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장 차관은 A씨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학부모 민원, 업무 과중 등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종합했다.
장 차관은 "동료 교사들의 증언이나 시스템상에 나타난 기록을 종합해보면 지난해와 달리 올해 학교 부적응 학생 생활지도에 있어 조금 어려움이 많았지 않았나 추정된다"며 "'부재중 전화가 엄청나게 걸려 왔다', '통화에서 학부모가 엄청 화를 냈다'는 동료 증언을 보면 학부모 민원에 대해서도 굉장한 스트레스가 있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이스(NEIS) 업무, 각종 기록을 처리해야 되는 것들이 학기 말에 몰려있는데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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