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5시59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피의자 최모씨(23)가 흉기 난동 직전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고의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보행자 5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A씨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
B씨에 따르면 부부는 사건 당시 외식을 하기 위해 AK플라자 백화점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A씨는 인도 안쪽에서, B씨는 차도와 가까운 바깥쪽에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베이지색 모닝 차량이 갑자기 뒤편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와 A씨를 덮쳤다.
이 차량은 A씨를 들이받은 뒤 그대로 인도를 내달려 다른 행인들도 덮쳤다.
돌발 상황에 놀란 B씨가 정신을 차렸을 땐 아내가 이미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A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그는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내가 분명 차도 쪽에서 걷고 있었는데 왜 내가 아닌 아내만 피해를 봤는지 모르겠다"라며 "정신 없이 심폐소생술을 하다 보니 구급대원들이 왔는데 그들도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차가 오는 소리도 전혀 듣지 못해 피할 겨를이 없었다"라며 "어떻게 매일 아침 산책하고 외식하던 집 앞 도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느냐. 그저 못 지켜줘서 너무 미안하다"라며 통곡했다.
A씨 부부 아들 C씨는 비슷한 시각 다른 지역에서 퇴근해 차를 몰고 귀가하다가 매형으로부터 소식을 들었다.
급한 마음에 병원으로 내달렸지만 도착했을 때 A씨는 이미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이었다.
C씨는 "그날 아버지께서 일찍 퇴근하셔서 어머니랑 외출하셨다가 변을 당하신 거 같다"라며 "가정주부인 어머니는 인품이 정말 좋으시고, 누구나 훌륭하다고 입을 모아 칭찬하는 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씨의 차에 치인 또 다른 피해자 20대 여성은 의식저하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씨는 이날 오후 경차로 서현역 인근 인도에 돌진, 보행자 다수를 치고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진입해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이후 출동한 경찰에 오후 6시5분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집단이 날 스토킹하고 괴롭혀 죽이려고 한다. 내 사생활을 전부 보고있다"라고 진술하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확인 결과, 최씨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했으며 정신의학과 진료에서 분열적 성격 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씨가 피해망상 등 정신적 질환에 따라 범행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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